문상금의 마음시 감상(105)

오월의 아침

나태주 

 

가지마다 돋아난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눈썹이 파랗게 물들 것만 같네요               

 

빛나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려면

금세 나의 가슴도

바다같이 호수같이

열릴 것만 같네요         

 

돌덤불 사이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듣고 있으려면

내 마음도 병아리 떼같이

종알종알 노래할 것 같네요                       

 

봄비 맞고 새로 나온 나뭇잎을 만져보면

손끝에라도 금시

예쁜 나뭇잎이 하나

새파랗게 돋아날 것만 같네요

 

사진=pixabay.com
사진=pixabay.com

<마음시 감상>

시인 문상금

 

오월의 아침은 눈부신 보석처럼 반짝거린다, 파랗게 물들 것 같은 나뭇잎들과 빛나는 하늘, 바다같이 호수같이 열리는 가슴들

돌덤불 사이 병아리 떼처럼 종알종알 노래할 것 같은 시냇물, 봄비 맞고 나온 새 나뭇잎에 또 금시 돋아날 것 같은 예쁜 나뭇잎들

오월의 아침은 향기 진한 귤꽃의 흐드러짐으로, 담벼락을 타고 피어난 넝쿨장미의 그 강렬한 이끌림으로 온다. 그 봄 향연 속에서 마음이, 속마음이 떨리며 한 잎 한 잎 열리고 있다.

마음은 꽃의 여린 꽃잎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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