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지난 3월 지역 균형발전과 강정민군복합형관광미항 활성화 등을 위해 제주항 선석 배정 기준을 변경했다. 제주도는 제주항 선석 배정 기준을 당초 14만t에서 10만t으로 변경하고, 10만t 이상 크루즈선은 강정민군복합항으로 배정했다.

우선 지난 3월 19일에는 11만5000t 규모의 대형 크루즈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올해 처음으로 강정민군복합항에 입항했고, 지난 3월 27일과 지난 10일에도 각각 강정민군복합항에 들어왔다. 지난 4월 입항 예정이던 크루즈는 기상 악화 등으로 인해 들어오지 못하는 등 일부 일정이 변경되기도 했다. 지난 3일 기준으로 올해 강정항을 찾았거나, 향후 들어올 예정인 크루즈는 모두 20척이다. 5월부터 9월까지 한 달에 2회~5회까지 예정됐고, 10월과 11월에도 각각 1척씩 입항할 예정이다. 여름철 태풍 등 날씨 등이 변수다.

그동안 제주도민은 크루즈가 입항하더라도 외국인 관광객은 전세버스를 타고 면세점으로 직행해 쇼핑만 하다가 돌아간다고 볼멘소리했다. 면세점만 이익을 얻고 지역은 크루즈에서 내다 버리는 쓰레기만 처리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강정민군복합항에 입항한 크루즈 관광객을 서귀포신문이 밀착 취재한 결과 이날 800여명을 제외한 2700여명은 크루즈에 머물거나 강정마을과 매일올레시장 등에서 개별관광을 즐긴 것으로 파악됐다. 개별관광을 즐긴 크루즈 여행객은 강정마을 해안가는 물론 마을 곳곳을 다녔고, 매일올레시장과 이중섭거리 등 서귀포 지역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크루즈 관광객이 크루즈에서 내리고 입국 절차 등을 마쳐 터미널에 왔을 때 이들에게 주변 관광 및 먹을거리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제주관광공사가 설치한 안내데스크가 사실상 전부다. 강정마을 산책 코스, 매일올레시장 및 주변 관광지 위치, 이동 방법 등을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로 제작한 안내판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강정마을 주민이 나서고 있다. 그동안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반목했던 주민들이 크루즈가 한번, 두 번 입항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머리를 맞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주도가 당초 제주항 선석 배정 기준을 변경하면서 강정에 추가 배정을 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지역 공동체 회복이었다. 크루즈를 통한 공동체 회복은 어색한 조합 같아 보였지만 실제 크루즈가 들어오는 과정에서 공동체 회복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제주도는 강정마을 주민이 자발적으로 모여 크루즈 관광 효과 극대화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크루즈로 인한 효과가 시원치 않으면 주민 관심도가 낮아져 서로 모여 “무엇을 할까?”라고 고민하지 않을 수 있다. 크루즈를 통해 명실상부한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을 조성하고, 공동체 회복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실현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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