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아리랏섬과 백만유튜버 날쌘고래(한그루, 2022)

책의 표지
책의 표지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 많은 크리에이터(유튜버)와 고래를 소재로 쓴 동화책이 나왔다고 해 내용이 궁금해져서 읽어 봤다.

<아리랏섬 친구들과 백만 유튜버 날쌘고래>는 가순열 작가의 동화로 아리랏섬이라는 가상의 섬나라를 배경으로 홈스쿨링을 하는 주인공 로은이가 유튜브 크리에터이가 개설하여 구독자 100만명을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이야기이다. 오지에 우물 파기 지원 공익사업을 하는 아빠를 따라 아리랏섬으로 가게 된 로은이는 그곳에서 만난 고래상어, 주드 등 자신과 또래지만 맑고 순수한 친구들을 동영상을 찍어 올리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가 되며 겪는 좌충우돌 성장기를 담고 있는 책으로 잔잔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책을 읽은 후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이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좋았던 점은 서귀포에서 기거하며 쓰는 작가 답게 제주도의 향취가 동화책 속에 은은하게 묻어나 있어 동화의 내용을 더욱더 흥미를 끌게 해줬다.

두 번째 좋았던 점은 <백만 유튜버 날쌘고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서 성공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이의 모습을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그 나이 또래 아이라면 생각할 수 있는 감정선을 그려내 인상 깊었다.

세 번째 좋았던 점은 일러스트레이션인데 아이들은 동화 스토리 자체뿐만 아니라 삽화에도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귀여운 그림체와 더불어 다채로운 색감까지 더해져 더욱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아이들 뿐만 아니고 나 역시도 오랜만에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어 책을 읽는 내내 몽글몽글한 기분이 들어 좋았다.

 

마을 앞자락까지 이어진 에메랄드빛 바다 풍경이 아주 시원하게 펼쳐있지요. 이 마을 마당은 바다인 셈이에요. 이름 하여 바당. 섬을 다 돌지도 않았는데도 내 입에서 와!!! 이런 소리만 나와요. ! 지구에 이런 섬이 있다니, 혹시 우주 어딘가에서 통째로 뚝 떨어진 게 아닐까요.

P12 중에서.

 

서귀포에서 부지런히 글농사를 짓고 있는 작가 답게 마을 마당을 바당이라고 표현하였는데 작가가 상상력과 응용력을 발휘하여 바다를 바당이라고 부르는 제주도 사투리를 썼다는 점에서 아리랏섬의 배경이 된 곳이 제주도라는 걸 단박에 알 수 있어 제주도와 가상의 섬인 아리랏섬에 대입하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고래상어는 이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아요. 코랄포구에 오시지 말고, 제발 범인을 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제발 고래상어를 살려주세요. 시간이 지나면 고래상어 죽어요. 고래상어가 산호섬 가족에게 돌아가게 해 주세요. 고래상어 가족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어요.

P118 중에서.

 

예기치 않게 자신이 올린 유튜브를 보고 고래상어를 강제 포획을 했던 이들에 의해 고래 상어가 실종이 되면서 죄책감에 시달리며 온 몸과 마음으로 진심으로 고래상어를 되찾기를 바라는 로은이를 보면서 선의의 목적으로 한 행동이였어도 받아들이는 상대방에 따라 그것이 와전되고 곡해한 상태로 받아들이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와 이 책을 보며 돌고래들이 자신들이 있던 바다속에서 사는 것이 행복한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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