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 노수미의 ‘제주도를 지키는 착한 여행 이야기’(썬더키즈, 2022)

책의 표지
책의 표지

제주도는 섬 전체가 문화유산이자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라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주는 곳이지만, 오버투어리즘 즉, 환경오염 문제나 교통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대두되고 있는 와중에 서귀포문학상을 수상한 제주에서 활동하는 노수미 작가가<제주도를 지키는 착한 여행 이야기>책을 펴냈다.

아름다운 제주에 살면서 자유롭게 누렸던 바람과 바다, 자연에게 빚을 같는 마음으로 제주도를 지키며 여행할 수 있는 방법을 9가지의 소재로 재미있게 스토리 속에 담아 낸 책이다.

요즘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바다 쓰레기 문제부터 기후위기, 제주지하수, 제주어, 제주 돌, 한라산과 오름, 제주역사, 동물쇼, 제주음식 등 9가지 키워드를 주인공 은지네 가족이 제주를 여행하며 알게 됐던 제주의 자연과 역사, 문화 등 제주의 현실을 잘 살펴볼 수 있고 은지가 하루 하루 있었던 이야기를 친구 나리와 카톡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구어체로 구성 되어 있어 현재 제주도의 상황을 어른 뿐 아니라 아이들이 읽기 쉽고 흥미돋게 알려 주고 있다.

아저씨는 숨골이라는 특이한 곳에 대해서도 알려 줬다. 숨골은 이름 그대로 땅이 숨을 쉬는 골짜기라는 뜻인데, 아무리 물을 많이 부어도 넘치지 않고 끝없이 들어가는 깊은 구멍이라고 했다. 그런데 몇 년전부터 못된 사람들이 숨골에 가축 배설물을 몰래 버리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고 했다.”

-p28 중에서

내가 관심을 두지 않았던 탓도 있고 주위에서 들어보지도 못했기에 얼핏 숨골에 가축 배설물을 버린다는 뉴스로 듣긴 했지만 제주의 지하수를 형성하는 이 숨골(제주어 사전에는 숨-굴이라고 명명)’을 읽고 나서야 알게 됐다.

더 늦기 전에 제주의 독특한 환경자산인 숨골에 대해 축산업에 종사하는 분들을 비롯해 도민들, 관광객들이 이 숨골이 오염되지 않도록 관심을 갖도록 했으면 한다.

빙떡은 양념이 거의 안 들어갑니다. 예부터 제주 살마들은 빙떡에 솔라니(옥돔의 제주어)라고 해서 소금 간 한 옥돔이랑 빙떡을 같이 먹었거든요. 빙떡만 먹으면 밍밍해서 육지 사람들은 먹기 힘들어하더라고요.”

-p133 중에서

제사집에 갈 때 제물로 이 빙떡을 한 소쿠리씩 지져서 가지고 갔던 빙떡은 전기떡(쟁기떡), 빙철 등 이라고 여러개의 명칭이 있다. ‘국자를 빙빙 돌려 만든다’ ‘빙철(번철)에 지진다고 해서 빙떡으로 불리는 이 빙떡의 맛을 제주도 토박이지만 어릴적에는 몰랐다.

제사상에 올라가는 귀한 음식이었지만, 밍밍한 맛이라 한 입 베어물고는 제사상이나 잔칫상에 옥돔, 조기 등과 함께 빙떡이 올려져 있어도 손이 가지 않았었는데, 빙떡이 맛있어지면 어른이 된 거다라는 동네 어르신의 말에 수긍이 갈 정도로 나이가 든 후 어느새 아삭아삭 씹히는 무의 식감과 한입 베어 물면 입안 가득 구수한 메밀향이 퍼지며,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인 빙떡의 매력을 알게 알게되어 제삿날이 아니여도 일부러 시장에서 사다가 간장에 찍어 먹을 정도다.

가정의 달인 오월에, 가족 모두가 다함께 제주다움을 지켜주며 여행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이야기가 담긴 제주도를 지키는 착한 여행 이야기를 읽어 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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