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금의 마음시 감상(106)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사진=pixabay.com
사진=pixabay.com

 

<마음시 감상>

시인 문상금

사람이 온다는 것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특별히 인연 있는 사람이 내게로 온다는 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사람은 현재에 있으면서 과거를 후회하는 과거 지향적 존재이며 반대로 현재에 있으면서 미래를 꿈꾸는 미래 지향적 존재이기도 하다.

그래서 방문객이 온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한꺼번에 찾아오는 것이고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과 같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는 것 중에서도 정현종 시인은 특히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마음들에 대하여 시를 썼다. 부서지기 쉬운, 부서져 오래도록 아파했을 마음에 대하여 노래하였다. 그 깊게 패인 마음의 갈피를 아마 바람은 쓰다듬어주며 많은 위로를 해주었으리라. 그 바람처럼 아마 시인도 방문객에게 극진한 환대를 해주었을 것이다.

방문객이나 마음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고 중요한 것은 보이지 않는다는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 한 구절을 오랜만에 되뇌어보는 오월의 끝자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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