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장일치 원안가결,제주의 경관.학술가치 세계가 인정

“이제,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은 세계자연유산!”

‘제주와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 누구나가 인식하고 있는 에베레스트산과 미국의 그랜드 캐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자연유산 반열에 올라섰다.

그 경관적, 지질.학술학적 가치를 세계 전문가들로부터 인정받은 것이다.

제31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총회 5일째인 27일 현지시각 오후 6시25분(한국시간 3시25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컨벤션센터에서 회의를 열고,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 세계자연유산 등재 안건을 상정, 찬반투표없이 원안 가결했다.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국내에서 세계자연유산이 등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우리나라가 세계자연유산 예비목록에 오른 94년이후 13년만에,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을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한 2001년이후 6년만에 쾌거를 일궈냈다.

우리나라는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수원화성, 창덕궁, 경주역사지구, 고창.화순.강화 고인돌 등 문화유산이 7개소 지정돼 있으나 자연유산은 아직껏 단 한것도 지정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때문에 이번에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자연유산에 등재됨으로써 문화유산과 더불어 자연유산까지 보유한 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번에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 면적은 1만8,845ha로 이중 핵심지역은 9,475ha, 완충지역은 9,370ha이다.

제주도 전체 면적의 10.1%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을 비롯해 성산일출봉 응회환,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거문오름, 벵뒤굴, 만장굴, 김녕굴, 용천동굴, 당처물동굴 등이 포함돼 있다.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면서 최상의 자연현상이나 뛰어난 자연미학적 중요성을 지닌 것은 물론 생명의 기록, 지질학적, 지형학적, 자연리지학적 특징을 포함한 지구 역사상의 주요 단계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를 공식적으로 부여받게 됐다.

이같은 의미는 사전 실사 과정과 유네스코 아시아위원회에서도 이미 잇따라 평가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15일부터 22일까지 제주를 찾았던 폴딩 월 IUCN 자문관 등은 “제주가 자연유산으로 신청한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거문오름, 용암동굴계, 성산일출봉 응회구는 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 보전이 잘 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며 “특히 관리와 행정지원 면에서는 더 이상 언급할 것이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고 밝혔었다.

특히 폴딩 월은 “제주도 뿐만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지지하는 것을 봤다”며 “특히 범국민서명운동은 여태까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실사해 봤지만 유래를 본 일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었다.

이 외에도 국제 용암동굴학회 초대회장 윌리암 할리데이씨도 “자기가 경험한 동굴중 최고”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자연유산 등재후 기대효과에도 도민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이목도 쏠리고 있다.

자연유산이 유네스코에 등재되면서 국민적 위상은 물론 제주자연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인데다, 세계 자연유산 마크와 청정제주의 이미지가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를 토대로 농수축산물의 브랜드화가 가능하고 유네스코를 통한 간접홍보로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더욱 그렇다.

아무튼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으로 공식 등재된 27일, 도민들은 물론 도내외 국민들의 감격의 날로 자리매김되고 있다.

이와 관련,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제주는 이제, 유산 뿐만아니라 관광에 있어서도 세계적 위상을 갖게 됐다”며 “앞으로 자연유산 관리운영 계획을 빠른 시일내 마련, 제2, 제3의 유산이 가능하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세계유산 총회가 열린 뉴질랜드는 겨울로 접어든 쌀쌀한 날씨인데도 불구 우리나라 최초로 세계자연유산 등재라는 감격적인 소식을 직접 접하게 돼 한줌의 추위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며 “그동안 중앙정부 차원에서 외교통상부와 문화재청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고,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IUCN한국위원회 협조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지사는 또 “멀리서 응원해 주신 도민 여러분들도 그동안 너무나도 간절히 염원해 주셨기에 이곳의 감격을 느끼시고도 남음이 있으리라 짐작한다”는 말로 도민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하고 “이를 계기로 제주의 발전을 한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26일 제31차 세계유산위원회가 열린 크라이스트처치에는 유홍준 문화재청장을 비롯해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물론 김태환 도지사, 신관홍 도의회 문환관광위원회 위원장과 도의원, 등재추진위원회 관계자 등이 대거 현지에 참가, 막판 외교와 홍보교섭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기도 했다.

특히 이인규 서울대 명예교수(중앙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 분과위원장)와 우경식 강원대교수(지질), 이광춘 상지대 교수(지질), 조도순 가톨릭대 교수(생물), 손인석 제주동굴연구소장, 고정군 한라산연구소 연구팀장 등 도내외 지질.생물.동굴 등 권위자들이 대거 동참해 전세계 유산위원회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한편 뉴질랜드 언론인 ‘더 프레스’는 27일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 등재가 결정되기 훨씬 전인 이날 새벽부터 지면을 통해 신규와 확장을 신청한 11개 자연유산중 문화유산으로는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프랑스 와인생산지, 자연유산으로 ‘제주의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유력한 것으로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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