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등불’ 서귀포오석학교

서귀포재건학교 1967년 개교
1976년 현재 부지에 건물 신축
1986년 오석학교로 교명 변경
검정고시 합격자 1320명 배출

오석학교 선생님과 학생들
오석학교 선생님과 학생들
졸업생들
졸업생들

 

서귀포오석학교는 지난 50여년 세월동안 서귀포를 중심으로 여러 이유로 배움의 기회를 놓친분들에게 다시 교육의 장을 제공해 오고 있다. 속칭 야간학교라 부르는 서귀포오석학교는 2022년까지 초등과정 28회 졸업, 중등과정 52회 졸업, 고등과정 36회 졸업을 치렀다. 

서귀포오석학교의 전신은 서귀포재건학교이다. 서귀포재건학교는 새마을 운동의 정신이 전국을 휩쓸고 있던 1960년대 말 설립됐다. 1961년 국가재건회의의 산하기관인 재건국민운동본부가 발족하였는데, 모법(母法)이 해체되면서 1964년 재건국민운동본부는 사단법인 재건국민운동중앙회로 재발족해 교도사업, 인보(隣保)운동, 향토개발, 자조활동의 지도 및 지원, 청소년 및 부녀사업을 실시했다. 이런 시기에 서귀포에도 재건국운동 남제주군 위원회가 설치되어 활동 하던 중, 1966년 3월에 서귀포지역 청소년이 실태조사를 계기로 재건국민운동 남제주군 사무실에 야학소를 개설하게 된다.  

당시 경제상황은 전국적으로 극도로 어려웠고 이에 따라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상당수였다. 1966년 11월에 재건국민운동 남제주군위원회에서는 서귀포재건학교를 설립하기로 하고 재건국민운동 중앙회에 설립 신고 및 교재지원을 요청하게 된다. 그래서 1967년 4월 1일 도내에서 최초로 서귀포재건학교가 승인됐다. 이는 당시의 다른 야학들과 조금은 다른 태동적 배경을 갖게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야간학교가 자연발생적으로 태동한 것에 비해 오석학교의 전신인 서귀포재건학교는 관주도의 성격이 강했던 재건국민운동회의 지원으로 탄생했다. 

서귀포재건학교의 탄생에는 고응삼 초대 교장의 역할이 컸다. 재건국민운동 남제주군 위원회의 임원이었던 고응삼 초대 교장은 재건국민운동 남제주군 사무소에 야학소를 설치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1967년 5월 16일 비로소 서귀포재건학교가 개교하게 됐다. 

서귀포재건학교 최초의 교실은 남제주군 농업협동조합(당시, 금능조합) 건물로 사용됐던 40여평 정도의 회관(현, 서귀포수협 솔동산 지점 사거리)을 무상으로 임대해 사용하였으며 학생은 중등과정의 30여명이었다. 당시 중학교는 의무교육이 아니었기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어려웠고 그런 학생들이 서귀포재건학교에서 공부를 하게 됐다. 

고응삼 초대교장은 오석40년사 회고사에서 “우리학교 교가의 첫 구절에 ‘우리들은 자라나는 푸른 솔이라, 하늘이 푸른 꿈을 만지려는 푸른 꿈, 그 꿈을 담뿍 안고 우거지는 숲이라, 비바람 눈보라에 더욱 푸른 솔이라, 배우면서 일하고 일하면서 배우자’라고 희망의 시를 노래로 지은 바 있는데, 오늘날 되새겨 보니 이는 분명 우리 사랑의 학교를 거쳐 간 졸업생 모두의 얼이요, 상징이 아닐까 하고 가슴이 뿌듯하게 차오른다”라고 말했다. 

서귀포재건학교는 1970년대에 들어 100명이 넘게 되고 당시 임시교실인 농협회관 건물에 모두 학생들을 수용할 수 없었다. 이에 중앙유치원 건물을 임시교실로 농협회관과 더불어 사용하기로 했다. 1971년 현 오석학교 부지 224평을 입찰해 예정부지로 선정했다. 그러나 대금 지급이 어려워 학교를 신축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재건학교 건립 추진위원 중심으로 모금에 들어가 여러 후원처와 강창학 씨 같은 후원자의 도움으로 부지를 마련하고 교실 2개와 부속건물에 대해 1976년에  준공식을 갖게 된다. 

 

이후 서귀포재건학교는 재건국민운동 남제주위원회의 해체로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승인을 받게돼 학교 명칭을 서귀포새마을청소년학교로 교명을 변경한다. 이후 서귀포새마을청소년 학교는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1982년 사회교육법이 제정돼 일정한 요건이 갖춰지면 교육감에게 등록하도록 했는데, 1986년에 서귀포새마을 학교를 한라학교라고 교명을 변경하고 또 오석학교로 교명을 변경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석학교는 완전 무료교육을 표방해 1990년 중반기 이전에는 재정적 어려움이 컸다. 그래서 남쪽 교실을 교회에 임대하기도 하고 상록제를 개최해 후원을 받아 충당하기도 했다. 

현재 오석학교 전경

 

중등과정 수업을 하는 오석학교는 학생들도 줄어 1989년 한글반을 신설한다. 한글반 개설은 입학생수를 늘어나게 했고, 청소년 대상 학습기관에서 성년을 위한 학습기관으로 변모하게 했다. 오석학교는 2005년에는 찾아가는 한글교실 과정이 개설되어 한글교육이 필요한 곳을 직접 찾아가는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기 했다. 

오석학교는 대지 739㎡, 건물 350㎡ 면적에 강의실이 총 7개를 갖추고 있다. 현재 144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으며 자원교사 51명과 직원 1명 등 52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작년 기준 졸업생이 1512명이며 검정고시 합격자는 132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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