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이웃들] 대포동 원평일 씨 (원주은 선수 부친)
서귀포 대포동 출신 원주은
최근 여자축구 국가대표 발탁
U-17아시안컵 경기 이끌어
다음달 여자월드컵에 출전
대한축구협회는 다음 달 열리는 호주·뉴질랜드 FIFA 여자월드컵을 앞두고 최근 여자 축구 대표팀 최종 소집 명단에 원주은(울산 현대고 1)이라는 이름을 올렸다. 이 소식은 원 선수 고향인 서귀포시에 있는 대포마을을 들썩이게 했다.
중장비 대여업을 하는 아버지 원평일 씨(53)는 “국가 대표 발탁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주은이가 앞으로 잘해 주길 바란다”라며 국가대표 발탁에 대해 소감을 짧게 말했다.
2남 1녀 중 둘째인 원 선수는 어린 시절부터 운동을 잘해 초등학교 1학년 때 도내 태권도 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2학년 때 축구를 하고 싶다며 축구부에 가입해 선수생활을 한다.
원 씨는 “다른 운동에도 소질을 보여 솔직히 골프 같은 인기 종목을 주은이에게 권했다. 그런데 주은이는 스스로 선택한 축구에 푹 빠져 남자선수들 틈에서도 너무 열심히 운동했다”라며 “대회 중 남자 선수들이 심하게 견제해 심판 몰래 주먹으로 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데도 축구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는 주은이를 보고 축구를 말릴 수 없었다”라며 회상했다.
원 선수는 2018년 도내 청소년 축구 대회에서 남자 초등부 경기에 출전해 화제가 되었다. 당시 5학년이던 원 선수는 남초부 예선전에서 뛰어난 드리블 능력을 바탕으로 여자선수로는 중학생 이상 기량을 과시해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이후 원 선수는 중문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울산 청운중에서 입학해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된다. 원 씨는 14살인 어린 딸인 원 선수가 부모와 떨어져 혼자 육지에서 선수생활을 하게 되어 무척 가슴 아팠다고 한다.
원 선수는 현재 여러 악조건을 이겨내고 울산 현대고에서 맹활약 중이다. 특히, 지난 4월 아시아축구연맹(AFC)2023여자 U-17아시안컵 예선 타지키스탄과의 경기에서 혼자 4골을 기록하는 등의 활약으로 U-17아시안컵 최종 예선이라는 쾌거를 이끌었다. 최근 원주은 선수를 국가 대표로 발탁한 여자 축구 대표팀은 7월 25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리는 조별리그에서 콜롬비아와 첫 경기를 치른다.
원 씨는 “다른 학부모들은 집이 육지라 쉽게 선수인 아이를 만날 수 있다. 그런데 우린 제주도에 살다 보니 그럴 여건이 전혀 안 됐다”라면서 “분명 외롭고 힘들었을 텐데 주은이는 전혀 내색하지 않았다. 자신의 꿈을 위해선 이 정도는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원 씨는 “9살부터 국가대표를 꿈꾼 서귀포 한 여자아이가 이제 태극마크를 달았다. 주은이가 보다 높이 뻗어 나가려 한다. 시민 여러분들의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