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사람을 잇다 사람이 있다 삼달다방’(미니멈, 2023)

책의 표지

서귀포 남동쪽 성산읍 삼달리마을에 삼달다방이라는 곳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곳은 다방 본래의 기능이던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이를 이어주는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등의 차별 철폐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쉬다 갈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이자 문화공간으로 오케이로 불리는 박옥순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대표와 무심이라 불리는 이상엽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 대표가 운영 중에 있는 곳이다.

다방 주인장이자 무심으로 잘 알려진 이상엽씨를 비롯해 이곳에 머무르며 삼달다방과 함꼐한 13명 활동가들의 이상하지만 별난 다양한 희망의 빛이야기를 풀어낸 책으로 1장부터 5장까지 파트를 나눠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중인 활동가들의 이야기들 중 장애인분들의 권리를 위해 활동을 하는 장애인활동가분들의 이야기에 관심이 갔다.

 

접근성이 꽤 괜찮은 리조트나 펜션이라 해도 휠체어를 탄 중증장애인들에게는 맞지 않아요. 여기저기에 턱이 있고 화장실, 욕조 공간도 좁아요. 조심을 한다고 해도 벽을 긁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면 주인들이 난리를 치고 수리비를 청구해요. 여행 내내 주인 눈치를 보고 신경을 써야 해요.” -p53

장애인은 비행기에 타기 위해 몸과 같은 휠체어를 분해하여 접어야 하고 누군가의 등에 업혀 좌석에 앉아야 하고, 제주도에 도착해도 휠체어가 탑승할 차를 운 좋게 렌트할 수 있어야 하고, 편의시설을 갖춘 숙소를 찾아야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은 비쟁애인의 유럽 배낭여행보다 어려운 일이니까요” -p241

 

본인들이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불편함 중에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하는 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는 지난 달 서울병원에서 방광기능의 상실로 요루(소변주머니) 수술을 하기 위해 12시간이 넘는 수술을 하신 어머니의 퇴원 후 제주도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비행기를 타기 위해 휠체어서비스 이용해 이동을 해본 경험이 있다.

처음으로 휠체어에 탄 어머니를 모신 뒤 탑승구와 비행기를 타기 위해 휠체어를 밀며 수 많은 턱들과 장애물들 그리고 무엇보다 휠체어에 탄 어머니와 휠체어를 밀고 있는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집중을 느끼며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장애인분들이 집 밖에 외출을 하는 것과 여행을 하는 것이 힘든 일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게 된 적이 있기에 위의 두 분의 이야기에서 알 수 있듯이 휠체어를 탄 장애인분들의 불편함과 그분들의 활동을 돋는 분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느낀 적이 있기에 이분들이 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가슴 깊게 와닿았고 공감이 됐다.

마지막으로 이 삼달다방에는 장애인권 활동가이자 태어날 때부터 뇌병변 장애인이었던 활동가 이규식 대표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이음동이라는 곳이 있다. 이 곳은 건축 당시 휠체어 사용자가 직접 와서 높이부터 회전공간 확보 등을 직접 확인해 지었다.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 누구라도 편히 머물 수 있도록 독립된 2개의 공간이 모두 베리어프리(Barrier-free) 존으로 디자인되어 휠체어를 탄 사람도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가보지 않아도 책 속 한 줄의 글과 한 장의 사진 속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차별 없는 삼달다방에서 머물며 천혜의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제주도 곳곳을 무장애 여행을 하며 다닐 수 있기를 고대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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