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 100만년의 이야기 (6)

왜 폭포는 서귀포에만 있는 것일 까. 제주 3대 폭포는 천지연폭포, 정방폭포, 천제연폭포를 말한다. 모 두 한라산 남쪽 해안을 따라 분포되 어 있다. 폭포는 지형의 경사급변점이다. 해안단애라고 한다. 제주에서는 ‘기 정’이라고 부른다. 정방폭포를 보라. 해안가에서 절벽이 수십미터 높이로 존재한다. 융기 지형이다. 지층이 들 려있는 것이다.

▲서귀포에 폭포가 생긴 이유

왜 서귀포 지역에서만 지층이 융 기했을까. 제주에서 융기 지형은 곳 곳에서 볼 수 있지만 대체적으로 서 귀포에서 산방산을 잇는 남부 해안 선에서 뚜렷하다. 서귀포 허니문하 우스에서 소정방을 거쳐 정방폭포 해안, 천지연폭포를 포함하는 서귀 포층의 남성리 해안, 삼매봉 앞 황 우지에서부터 외돌개, 동기정으로하 여 돔배낭골 해안까지. 중문해수욕 장과 갯깍 주상절리 해안을 거쳐 대 평리 박수기정과 산방산까지 이어진 다. 지질학적으로 보면 이 지역은 모 두 오래된 지질로 되어 있다. 화산 활동으로 만들어진 제주도에서 수십 만년 전에 형성된 지층들이다. 결국 오래된 지층들이 융기한 것이다, 왜 그랬을까. 지질학은 시간의 과 학이다. 지질학적 시간 개념을 생각 해야만 한다. 일반인들이 지질학을 어렵게 생각하는 이유는 바로 이 시 간 개념 때문이다. 100년 밖에 살기 못하는 인간은 46억년이라고 하는 지질 시간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 다. 제주도 형성 초기에, 그러니까 100만년 전의 서귀포층, 80만년 전 의 범섬, 문섬, 섭섬, 산방산과 박 수기정의 조면암, 50만년 전 서귀 포 해안의 조면안산암, 모두 오래된 지층들이다. 융기는 바로 이 곳에서 발생했다. 보통 수만년 전 제주에서 보편적인 현무암질 용암이 한라산과 오름에서 흘러나와 제주도 해안까지 넓게 흐르기 전에 융기가 발생한 것 이다. 이 융기의 원인은 중심분출을 하는 한라산 화산활동에 수반된 것 이다. 화산활동의 중심이 서귀포 해 안에서 한라산 백록담으로 이동한 결과이다.

▲생태계 보물 천지연폭포

천지연폭포에서는 물줄기가 쏟아 지는 폭포 속을 자세히 볼 일이다. 폭포 속에 송이로 된 퇴적층이 보인 다. 그 위에는 천지연 조면안산암이 놓여있다. 이 용암은 서귀포층 위를 덮고 있 는 50만년 전의 암석이다. 서귀포층 패류화석을 용암이 덮고 있다. 폭포 하단의 송이층은 부드럽기 때문에 안쪽으로 패여있다. 이 송이층은 서 귀포층이다. 그러니까 100만년 전의 서귀포층을 50만년 전의 조면안산암 이 덮고 있는 것이다. 이 부정합면의 노두가 천지연폭포 에서 관찰된다. 이곳에서는 폭포 뿐 만아니라 약 1km에 이르는 계곡 양 안의 난대수림을 봐야한다. 폭포 아 래의 깊은 호수에는 민물장어가 바 글바글하다. 무태장어는 찾아보기 어렵다. 무 태장어를 포획하기 위하여 10여년 전에 은어를 미끼로 하여 낚시를 했 지만 실패했다. 결국 중문 천제연 폭포 3단폭포에서 주낙으로 무태장 어를 포획했다. 무태장어는 아열대 성 어종이다. 원래는 대만이나 오키 나와에 까지만 살아야 된다. 그러나 태풍을 타고 이곳까지 이동되어 잘 적응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당연히 서귀포 해안 말고 다른 곳에서는 살 수 없다. 우리나라에서 단 한 곳 밖 에 없는 서식지이기 때문에 일찍이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무태장어 종자체가 문화재이다. 무태장어 서 식지인 천지연폭포 계곡도 문화재이 다. 동시에 두가지가 문화재로 지정 되었다. 폭포 앞에 서면 폭포 서측의 수림 에서 담팔수나무를 볼 수 있다. 이 나무 역시 난대수종으로 이곳에서만 산다. 이른바 북한계선이 서귀포 해 안이다. 담팔수나무를 비롯하여 계 곡 양안의 자연수림은 난대림지대이 다. 모두 문화재이다. 무태장어, 무 태장어 서식지, 담팔수나무, 난대림 지대, 이곳에서만 4개의 국가지정 문화재인 천연기념물이 동시에 존재 한다. 우리나라에서 생태계의 보물 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서귀포의 유래가 된 정방폭포

정방폭포는 영주십경 중의 한 곳 인 정방하폭(正房夏暴)의 장소이다.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폭포로 유명 하다. 서불 일행이 이곳 해안절벽의 암벽에 서시과지(徐市過之)라는 마 애각을 새기고 돌아갔다고 전한다. 서귀포(西歸浦)라는 지명이 유래된 곳이라고 한다. 암벽에 새겨져 있다 고 한 마애각을 찾아보았으나 찾을 수 없었다. 대신에 높은 해안절벽 아래서 올려다보니 4·3때 이곳에서 죽음을 앞에두고 절망으로 바라보았 을 마지막 눈동자들이 떠오른다. 서 귀포 앞바다는 당시에도 아름다웠으 리라. 폭포 서측의 수직절벽은 최근 무 너져 내렸다. 자세히 살펴보면 두꺼 운 수직절벽은 정방동 조면안산암이 다. 그 아래에는 붉은색을 띠는 송 이로 된 퇴적층이 놓여있다. 그러니 까 두껍고 무거운 조면안산암의 용 암 하부에 부드러운 퇴적층이 놓여 있는 것이다. 당연히 무너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근래에 문화재인 명승으로 지정된 정방폭포는 높이 25미터의 수직 절 6 서귀포칠십리 해안절경을 만든 천지연폭포와 정방폭포 벽에 위치한다. 폭포 아래에는 깊이 5미터의 폭호가 있다. 이 호수의 바 닷가 폭포 앞에 서면 웅장한 폭포음 과 함께 쏟아지는 물줄기에 반사되 어 일곱 색깔 무지개가 피어오른다. 배를 타고 멀리서 보는 폭포도 아름 답지만 폭포 앞에 서서 날리는 폭포 수를 맞아보는 것도 좋다. 동쪽 해안으로도 해안단애는 이 어진다. 매우 큰 규모의 주상절리가 바다로 무너져 내리고 있다. 강한 파도와 함께 주상절리는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인근 해안에는 강한 파도의 영향 으로 해식동굴이 잘 발달되어 있다. 동쪽 해안으로 소정방폭포가 있다. 자그마한 해안가 폭포는 백중날 물 맞이 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물의 도시

서귀포 그러고보면 서귀포는 시원한 용천 수에 둘러싸여 있는 천혜의 마을이 다. 무더운 여름에는 돈내코에서 강 정내에서 물놀이가 한창이다. 모두 시원한 해안 용천수와 하천 용천수 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이 용천수는 지하에 조면안산암이라고 하는 단단 한 암석이 받치고 있기 때문에 가능 한 일이다. 하천 바닥에서 솟아나오 는 용천수도 실은 가장 자연적인 지 하수이다. 그러니까 지하의 삼다수 가 저절로 솟아나오는 곳이 하천 바 닥의 용천수이다. 서귀포는 그야말로 물의 도시다. 용천수의 혜택이 곳곳을 적셔주는 고장이다. 정방폭포로 떨어지는 물 은 정모시에서 솟아나온다. 에이리 내라고 부르는 동홍천의 물줄기이 다. 반면 천지연폭포는 연외천이라 고 부르는 하천 하구이다. 선반내 위쪽의 하천 바닥에서 물이 솟아나 온다. 선반내에서 걸매 생태공원을 거쳐 천지연폭포로 떨어지며 바다에 이른다. 이 하천의 바닷가 하구는 바로 서귀포항이다. 어릴적에 당시에는 너무나도 낮 은 천지연폭포 앞 서귀포항 다리에 서 멱감고 놀았던 기억이 있다. 천 지연폭포 절벽 위에 있는 할머니 집 으로 가는 길은 깊은 계곡을 따라 난 소로길이었다. 선반내 역시 물놀 이 장소였다. 지금은 제주시내에 살 고있지만 가끔 서귀포에 가면 이 풍 경들을 넉놓고 한참 바라본다. 다른 데 살아보니까 이곳이 좋은줄 알겠 다. 마치 여행과 같다. 따뜻한 내고 향 서귀포는 언제나 먼 여행길에서 빨리 돌아가 쉬고싶은 어머니의 품 과 같은 곳이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