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이웃들] 유덕수 금복식당 대표

매일올레시장 내 금복식당
27년 동안 비빔밥 3000원
41년전 1000원 정식 시작
내년까지 장사하고 마무리

유덕수 금복식당 대표
유덕수 금복식당 대표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안 작은 골목에 작은 간판을 내건 음식점이 손님을 맞고 있다. 비빔밥으로 유명한 ‘금복식당’이다. 유덕수 금복식당 대표(86)는 내년을 마지막으로 금복식당을 정리할 계획이다.

금복식당이 시장 상인과 시민에게 유명한 이유는 저렴하면서도 맛이 좋은 요새 말로 ‘가성비 갑’인 맛집이기 때문이다. 금복식당은 27년 동안 매일올레시장에서 비빔밥을 3000원에 팔고 있다.

유덕수 금복식당 대표는 “내년을 마지막으로 장사를 정리하게 돼 손님에게 미안하다”라며 “그 동안 대접한 밥 한끼를 맛있게 먹어 줘서 행복했다”라고 전했다.

27년전이나 웬만한 메뉴는 1만원이 훌쩍 넘는 지금도 금복식이 비빔밥 가격 3000원을 지킨 이유에 대해 유 대표는 “돈을 벌려고 했으면 벌써 가격을 올렸을 것이다. 식당을 찾는 손님이 주머니 걱정 없이 내 집 드나들 듯 부담 없이 찾아주기 바라는 마음으로 음식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품을 팔아 재료를 잘 고르고 비빔밥을 만들어 많이 팔면 수익은 생긴다”라고 귀띔했다.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상황에서 3000원 비빔밥은 언론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금복식당은 그동안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유 대표는 “언론에 나오면 식당이 알려지고 손님도 많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손님이 갑자기 많아지면 제대로 음식을 만들기도 힘들고, 단골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제대로 못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거절했었다”고 설명했다. 

전라도가 고향인 유 대표는 젊은 시절 서귀포에 터를 잡고 여러 일을 하다가, 약초 판매상인 남편과 늦게 결혼했다. 남편의 약초 판매상에 약초를 팔러오는 사람들은 약초와 함께 채소도 들고 왔다.

유 대표는 이 채소를 사용해 반찬을 만들고 41년전에는 1000원짜리 정식을 내놓기도 했다. 1000원짜리 정식에 나가던 반찬으로 비빔밥을 만들어 조카에게 줬는데, 조카가 “너무 맛있다”며 감탄하더라고 유 대표는 전했다. 유 대표가 비빔밥을 내놓게 된 계기다.

유 대표는 “나이가 들다보니 더 이상 음식을 만들기가 쉽지 않아 금복식당과의 인연을 정리하려고 한다”라며 “그렇지만 새 주인이 손님을 잘 맞을 수 있도록 옆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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