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십리이웃들] 이희란 희란미용실 원장

30년 넘게 미용봉사 활동
서귀포 60여개 업소 참여
60대에 야간학교에서 공부
올해 대학 졸업장도 받아

이희란 원장
이희란 원장

대한미용사회 서귀포시지부 소속 미용봉사팀은 매달 한번 서귀포 지역 요양원 등을 방문해 어르신에게 커트 등으로 머리 손질을 하는 미용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용봉사팀은 보통 5명으로 구성돼 요양원을 찾아 봉사를 한다.

이희란 희란미용실 원장(68)은 30년간 어르신을 찾아 봉사하고 있다. 이 원장은 30년이라는 긴 시간 봉사활동을 할수 있었던 원동력은 어르신의 미소에 있었다고 한다.

이희란 원장은 “30대에 미용 봉사 활동을 시작해 30년을 훌쩍 넘겼다. 내 자신도 이렇게 오랫동안 어르신께 머리 손질을 해 드릴 수 있을지 몰랐다”라면서 “요양원을 방문하면 어르신들이 친자식처럼 반겨주시고, 또한 머리손질 후 단정해진 모습을 보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다시 찾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서귀포 지역에서 영업하는 130여개 미용업소 중  60여개 업소가 미용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봉사활동에 참여 하는 미용사들은 봉사하는 날이면 새벽에 일어나 미용기구를 챙기고 요양원을 찾아 수십명의 어르신들의 머리 손질을 하는 미용봉사를 하고 난 후, 다시 미용실에서 본업을 해야 한다.

이희란 원장은 “미용봉사를 가는 날은 바쁘기도 하지만 설레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한달 전에 뵈었던 어르신이 잘 계시는지도 궁금하고, 한 어르신은 단골이라며 나에게만 머리손질을 맡겨 무척 흐뭇해지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이희란 원장은 안덕면 사계리 출신으로 7남매 중 장녀이다. 식구가 많아 넉넉하지 못했던 살림은 학업을 중단하게 했다. 그래서 미용기술을 일찍 배워 생활전선에 뛰어든 이 원장은 맏이로서 동생들의 학비를 보태 주기도 했다.

슬하에 두 아들을 둔 이 원장은 60대에 오석학교에 입학해 중고등과정을 마쳤고, 2019년에는 제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 건강뷰티향장학과에 합격해 4년간 학사과정을 마치며 올해 졸업장을 받았다.

이희란 원장은 “지난 4년은 정말 바빴다. 대학교를 다녀야 했고, 미용실을 운영해야 했으며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보살펴드려야 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미용봉사는 반드시 참여했다. 이 시간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지만 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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