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아다치를 통해 본 재일코리안 형성사’

책의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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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일동포·재일한국인·재일코리안·재일교포”

이것은, 재일제주인을 지칭하는 수 많은 시선들과 편견 그리고 오해의 수 만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우는 단어들이다.

재일제주인은 일제강점기 시절, 많은 제주인들은 역사의 격변기 속에서 독립운동과 경제적 및 일본에 의한 강제 이주정책으로 인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태어난 고향인 제주를 떠나, 일본에 건너 가 오사카와 도쿄에 터를 잡으며 살아 갈 수 밖에 없었던 역사적인 배경을 개인의 삶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어 이 책을 통해 깊고 자세하게 들어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제주에서 일본으로 떠나갈 수 밖에 없었던 많은 재일제주인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어져 읽은 「아다치를 통해 본 재일코리안 형성사-제주도·도쿄 아다치에서 살아온 반세기’」는 2010년 펴낸 일본어판을 한국어로 번역해 제주학연구센터 제주학총서 54번째로 출간한 책으로 일제강점기 당시 경제적인 이유와 정책적인 이유 등으로 왜, 일본 오사카(도쿄 아다치)로 제주인들이 건너 갈 수 밖에 없었는지를 이야기 해주고 있다.

그리고 그 당시 재일제주인을 비롯한 재일동포들은 일본으로부터 나라가 독립을 하고 해방을 맞이하여 고국으로 귀국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는 이들이 많았다.

오랜 기다림 끝에 1945년 8월 15일에 일본의 제2차세계대전에서 패전을 하고 나서야 비로소 조선(대한민국)은 해방을 맞이하였지만, 갖가지 사정으로 인해 일본에 잔류할 수 밖에 없었던 재일제주인을 비롯한 다양한 삶의 애환을 가진 재일동포들의 이야기까지 더해져 재일제주인이 겪었던 고국과 일본에서의 차별적인 상황과 위기를 어떻게 극복해 나갔는지를 생동감 있게 들려주고 있어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에서 어떻게 반세기 동안 삶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인지를 들려주고 있다.

저자인 강철 선생은 일본 이시카와현에서 태어났지만 4세부터 13세까지 유년 시절을 부친의 고향인 제주시 애월읍 구엄리에서 일제강점기를 지냈던 생활부터 해방 후 일본에서 살아가다 센슈대 법학과에 진학했지만, 재일동포가 변호사가 되는 것이 법 제도상 불가능하다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되면서 느낀 좌절감을 열렬하게 학생운동을 하며 풀어냈지만, 자신의 이상과 맞지 않음을 느끼고 학생운동을 단념하고 재일동포들이 많이 모여 살고 있던 아다치라는 지역에서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한 배를 띄우는 일을 하고 싶어 지역의료에 뜻을 두게 된다.

의료인이 아니었던 탓에 많은 자금부터 의원 개업을 하고 경영을 하는 데에 상당한 시행착오와 어려움을 겪은 끝에 차츰 차츰씩 병원이 자리 잡아 가던 중 재일동포 2세, 문세광이 1974년 8월 15일 박정희 대통령의 부인, 육영수 저격 암살 저격 사건으로 인해 저자의 병원에서 특수 훈련을 받았다는 억측으로 인해 경영의 어려움을 겪게 되자 결국 병원을 폐업할 수 밖에 없었던 또 한번의 시련을 겪었지만, 매해 폭풍이 몰아쳐 오는 삶을 살아내면서도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걸 느낄 수 있다.

재일제주인이자 재일동포라는 '섬'에 갇혀 완전한 한국인도 일본인도 아닌 이질성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는 재일제주인의 역사와 슬픔을 느낄 수 있던 책이다.

책으로나마 그동안 모르고 있던, 외면하고 있던 재일제주인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여 보시는 건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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