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직의 음악칼럼

요즘 살인적인 불볕더위에도 불구하고 제주 전역에서는 관악기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올해로 28회째를 맞은 제주국제관악제에 많은 국내외 연주자들이 참가하여 시민, 관광객들과 함께 관악의 화려함과 시원함, 아름다움을 나누고 있다. 가족 단위 관람객도 보이고, 자동차 박물관 등은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기에 충분하고, 마에스트로 콘서트에는 세계적인 연주자와 그의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 발길을 연주장으로 향한 음악인이나 애호가들을 볼 수 있다.

이 시점에 필자는 문득, 좀 더 구체적이며 정확한 관악기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제주국제관악제를 찾는 관람객 중 관악기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가진 분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하니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입으로 부는 악기, 금관악기, 목관악기 정도 선에서 정보가 멈춰있을 것 같다. 사실 이 정도면 큰 개념은 알고 있으니 음악을 감상하고 즐기기에 그리 부족하지는 않겠지만 매해 축제에 참여하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는 좀 더 많은 정보가 유용할 것이다.

관악기의 기원을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일반적인 주장은 갈대를 불면서 시작되지 않았을까라는 것이다. 좀 더 나아가 최초의 악기에 대한 기록을 보면 고대 그리스의 ‘aulos’(아울로스)로 되어 있다. 두 개의 관을 동시에 불어 왼편 관에서는 반주를 오른편 관에서는 선율을 연주했을 것으로 추측한다.

이제 우리의 관심사는 목관악기와 금관악기이다. 보통 쉽게 금속으로 만들어져 있으면 금관악기, 나무로 만들어져 있으면 목관악기,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틀린 얘긴 아니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다. 정확한 개념은 거기에 소리를 내는 방법과 음높이를 어떻게 구분하느냐이다. 예를 들면 요즘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색소폰이라는 악기는 금속으로 만들어졌지만, 목관악기로 구분한다. 왜일까? 신기하다. 이유는 소리를 내는 방식과 음을 만들어내는 방식 때문이다.

입술을 떨어 그 진동을 마우스피스에 전달해서 소리 내는 악기를 금관악기라고 한다. 거기에 하나의 포지션에서 배음을 이용하여 여러 음을 만들어낸다. 트럼펫의 경우 단 세 개만의 밸브로 모든 음을 낼 수 있는데 이것은 모두 배음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목관악기는 입으로 바람을 불어 리드를 진동시켜 소리 내는 방식이다. 리드는 보통 대나무를 얇게 깎아서 마우스피스에 부착하는데 한 장으로 되어 있으면 홑 리드 악기, 두 장으로 되어 있으면 겹 리드 악기라고 한다. 또한 목관악기는 하나의 포지션에 하나의 음을 만들어내는 게 원칙이다. 금관악기는 배음을 이용하여 하나의 포지션으로 여러 음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목관악기는 하나의 포지션에 하나의 음을 원칙으로 한다. 피리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 같다. 그러면 이제 왜 색소폰이 목관악기로 구분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색소폰은 금속으로 만들어졌지만, 리드를 사용하고 하나의 포지션에 하나의 음을 내는 원칙이 있다. 그래서 색소폰은 목관악기이다.

또 하나 궁금한 악기가 있다. 플루트이다. 플루트는 금속으로 만들어졌지만, 기원은 나무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리드를 사용하진 않지만, 입술을 진동하지 않고 불어서 소리 내며 하나의 포지션에 하나의 음을 내는 원칙을 갖고 있다. 그래서 플루트도 목관악기이다.

대표적인 목관악기는 플루트, 클라리넷, 오보에, 바순 그리고 색소폰이고 금관악기는 트럼펫, 호른, 트럼본, 튜바이다. 하나하나 검색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다. 관악기에 대한 이 정도의 정보면 음악을 감상하고 즐기기에 충분할 것이다.

제주국제관악제는 서귀포 지역에선 예술의 전당, 천지연 야외공연장 그리고 자동차 박물관 등 관광지에서 815일까지 열리니 찾아가 보시길 권한다. 이 무더운 여름철 열기를 잠시나마 식히기에 충분할 것이다. 제주시 지역은 문예회관, 해변공연장을 중심으로 향연이 펼쳐지고 있으니 역시 꼭 한번 찾아가 관람해보길 권한다.

축제는 우리의 삶을 윤택하고 즐겁게 한다. 또한 우리가 사는 고장을 긍정적으로 비치게 한다. 그래서 우리 서귀포시는 관광 산업이 중요한 요소이기에 문화 예술 축제의 역할이 그만큼 중요하다. 잘만 운영한다면 문화 예술 축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왜냐하면 그만큼 볼거리를 제공하고 외부의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그것은 자연스럽게 시민들의 정서 함양과 함께 긍정적인 경제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다소 번거롭지만, 당국도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다양한 문화 예술 축제를 유치하고 지원했으면 한다. 그것이 앞으로 세계적인 관광휴양지를 표방하는 우리 서귀포시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이번 제주국제관악제를 맞아 관악기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 보았다. 더 깊이 들어가면 좋지만, 굳이 전문 범위까지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관악 음악을 감상하고 즐기는데 부족하지 않으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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