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곳곳에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이른바 ‘묻지마 범죄’ 등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해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밤에도 혼자 산책할 수 있다는 세계적인 치안 강국인 대한민국이 무색해지고 있다. 밤이 아닌 대낮에도, 혼자가 아닌 사람이 붐비는 번화가에서 흉기에 찔려 다치거나 숨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도둑, 거지, 대문이 없는 ‘삼무의 섬’ 제주에서도 묻지마 범죄 소식이 끊기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무방비 상태의 시민을 상대로, 자신보다 힘이 없을 것 같은 여성과 어린이를 상대로 벌이는 폭력과 살인은 사회 자체를 붕괴시키는 중대범죄다. 무고한 시민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피해자와 가족, 친구가 당했던 아픔보다 더 큰 고통을 받게 해야 한다. 이는 낙인이 아닌, 범죄에 대한 결과고, 사회 구성원이 한 약속을 깬 것에 대한 대가다.

대한민국 관광 1번지인 서귀포 지역도 묻지마 범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물론 사람이 많이 몰린다고 해서 범죄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사람이 많으면 그만큼 각종 범죄 발생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서귀포경찰서가 시민과 서귀포를 찾는 관광객 안전을 위해 밤낮없이 순찰을 강화하는 한편, 범죄가 발생하면 범인을 신속하게 검거하고 있다. 서귀포경찰서 소속 형사는 “범죄를 마음먹은 자들이 순찰하는 경찰을 보고 위축돼 범행을 저지르지 못하도록 범죄 예방을 위해 다중밀집 장소를 중심으로 순찰하고 있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경찰이 눈에 보이는 데도 흉기를 휘두르면서 시민의 일상을 빼앗을 만큼 대범한 범죄자는 없을 것이다. 묻지마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는 대부분 자신보다 약한 사람이나, 무방비 상태의 사람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등 겁이 많고, 비겁하며, 비열하기 때문이다.

범죄가 발생한 이후 신속하게 범인을 검거하는 것이 경찰의 고유 업무다. 하지만 범인 검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다. 경찰이 범죄예방을 위해 순찰을 강화하는 것이 범인 검거만큼이나 중요한 업무다. 서귀포경찰서가 특별형사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4일부터 범죄 발생 우려 지역과 다중밀집 지역 등에 형사를 투입해 순찰하는 집중 순찰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서귀포경찰서가 형사를 투입해 순찰하는 지역은 단순히 사람이 많은 지역이 아니다. 지리적 프로파일링을 통해 분석한 범죄 발생 우려 지역이다. 과학적 접근을 통해 범죄예방 효과를 극대화하면서도 시민 불안감을 해소해 주고 있다.

묻지마 범죄 등을 근절하기 위한 경찰 활동이 ‘반짝 활동’에 그쳐서는 안 된다. 경찰의 존재 이유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범죄예방을 위한 순찰 활동이 느슨해지면 다시 비겁한 범죄자가 시민의 일상을 빼앗아 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시민들도 경찰에 관심과 격려를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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