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도시 문화협력사업
해녀도구 테왁 등 소재
노인일자리 연계 통해
일거리 제공 효과 톡톡

숨비소리 사업단 왼쪽부터 고정화, 김석봉, 한원삼, 현철조, 고유성, 고순신 어르신.
숨비소리 사업단 왼쪽부터 고정화, 김석봉, 한원삼, 현철조, 고유성, 고순신 어르신.

서귀포시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으로 마을의 자생단체와 함께 폐자원을 활용해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프로그램인 반지롱 노지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지저분한 것을 깨끗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제주어 반지롱에서 따온 이 프로그램은 서귀포시 문화도시 문화협력 사업이다.

그 사업의 일환으로 서귀포 문화의 바탕이 되는 해녀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보존을 위해 해녀의 물질도구인 테왁을 전통제작기법으로 제작하고 현대적 전승과 산업화를 위해 숨비소리사업단이 만들어졌다. 이 사업단은 2003년 법환리 노인회에서 법환망사리 제작팀을 구성해 활동하다 2017년 서귀포시 노인장애인과 노인일자리사업 시장형 사업단이다.

4일 오후 1시 법환 바다와 마주하고 있는 법환경로당 1층에 자리한 숨비소리사업단 사무실에는 도란도란 정겨운 제주어가 들렸다. 전통테왁의 맥을 이어가는 작업의 소중함을 알기에 모인 회원들의 작업장은 연신 웃음과 대화가 끊이질 않았다.

이날 작업장에는 고순신(90), 고유성(81), 고정화(76), 김석봉(82), 한원삼(73), 현철조(82) 어르신 여섯 분이 둘러앉아 전통테왁에 쓰일 망사리를 손으로 정성스럽게 한땀한땀 엮고 있었다.

망사리는 해녀들이 물질할 때 채취한 전복이나 소라 같은 해산물을 담아 두는 그물로 된 그릇이다. 전통테왁은 주재료인 어음그리고 망사리리가 합쳐진 모양이다. 어음(박과 망사리를 연결하는 나무테)제작, 신서란 노끈 꼬기, 박 수공작업, 망사리 제작, 테왁 조립 등의 과정을 통해 하나의 테왁이 제작된다.

2003년 처음 법환 노인회에서 전통을 살리자는 생각에서 고순신 할아버지를 주축으로 기술이 전수돼 노인회 몇 분이 전통테왁을 제작해 오던 것이 20년이 넘는 지금까지 이어졌다.

치매 예방도 되는 것 같고, 함께 만드는 벗들이 좋아서 계속하게 됐다고 고순신 할아버지는 전했다. 테왁장인으로 불리는 고 할아버지는 회원들이 만드는 전체 과정을 둘러보며, 익숙하게 망사리의 받침을 탄탄하게 엮어 보여줬다.

그는 “4·3사건으로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가장 역할을 했다열다섯 살 때 처음 어머니와 누이 테왁을 만들다 보니 오늘까지 기술을 잊지 않고 만들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70년도에 고무 옷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해녀들이 바다에 머무는 시간이 늘자 전통테왁은 견고하지 못하고, 망사리 크기도 작다 보니까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실을 이용한 오늘날 같은 테왁이 나오게 되면서 점차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고 할아버지는 테왁은 해녀의 생명줄로 후세대에게 전승해야 할 중요한 문화라고 강조하며 전세계에서 이렇게 100% 수작업으로 테왁을 만드는 곳은 우리 뿐이다. AS도 여기서만 가능하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전통테왁이 장인의 손끝에서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공예품임에도 고소득 창출로 이어지지 못하고, 전승 교육도 한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전통문화 보전과 노인일자리 지원 등을 위한 연계 대책 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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