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멋진여성 제주도 한달살기’(지식과 감성, 2022)

책의 표지
책의 표지

혼자서 이동이 쉽지 않은 중증 장애인 입장에서 바라본 제주도는 어떤 모습일까?

전동 휠체어에 앉아 있지만 자신감 있는 당당한 표정을 하고 있는 저자가 나온 표지에 끌렸다.

휠체어를 타고 비행기를 타는 것도 내리는 것도 쉽지 않을 중증장애인 분의 제주도 한달살기 에세이를 담고 있다는 내용에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이 책은 중증장애를 가진 저자가 활동지원가, , 자매들과 함께 그리고 혼자서 날짜별로 방문한 장소를 적고, 무장애여행장소들의 진입로 동선(스쿠터와 휠체어 진입이 가능한지, 불편하지는 않은 지) 등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방문한 곳의 화장실이나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이 방문할 때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중증 장애를 가진 저자가 직접 경험한 내용을 바탕으로 여행장소를 비롯한 카페와 식당 등에 대한 정보가 사진과 함께 잘 기록되어져 있어 다른 중증장애인분들과 더불어 유모차와 무릎이 아프셔서 휠체어로 이동을 해야하는 무장애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특히나 이 책속에 나온 서귀포의 천지연폭포와 포도 뮤지엄 등이 무장애여행장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라고 알려져 있어, 책을 읽고 천지연폭포를 오랜만에 가봤다. 유모차와 휠체어 대여가 가능했으며, 무장애여행을 하는 분들을 위한 편의시설(전용화장실 및 완만한 진입로)이 잘 되어 있는 곳이라 천지연폭포로 유모차와 휠체어로 이동하는 분들을 심심치 않게 마주할 수 있었다.

 

삶은 여행이고, 여행은 곧 삶이라는 지론 앞에 중증 장애인으로 삶과 여행을 동시에 만족하며 사는 장애인은 얼마나 있을까? 생각은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서, 용기가 없어서 생각으로 끝나는 것은 아닐까? 생각은 기회를 만든다. 중증 장애 여성이며 가정주부인 나에게 한 달 동안의 휴가는 나에게 일생일대의 커다란 기회이며 행운이다.”

P14중에서

 

생각이 아닌 행동을 옮기는 자세, 생각으로만 끝내고 행동으로 실천을 하지 못하는 나에게 필요한 자세였다. 중증장애인으로서 연고도 아는 지인도 없는 제주도에서 한달살기를 계획하고 실천한 이 분의 용기에 책을 읽어내려가면서 연신 대단하다라는 말을 되뇌었다. 중증 장애를 가진 몸으로서 가까운 곳을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서울보다 면적이 크고 넓은 자동차가 없으면 불편한 제주도에서 한달살기를 실천했다고 하니 놀라웠다.

불편함도 꽤나 있었을 꺼라 짐작이 간다. 그럼에도 2년전 당한 교통사고 트라우마의 여파로 운전대를 잡지 못해 제주도에서 뚜벅이 생활을 할 수밖에 없던 나와는 반대로 진짜 용기 있는 분이라는 걸 느꼈다.

많은 중증 장애인분들이 여행을 가고 싶어도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는 다는 걸 잘 알기에, 누구에게나 항상 열려 있는 제주도를 여행하고 싶어하는 무장애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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