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후천적으로 기억, 언어, 판단력 등의 여러 영역의 인지 기능이 감소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임상 증후군이다. 치매에는 알츠하이머병이라 불리는 노인성 치매, 중풍 등으로 인해 생기는 혈관성 치매, 다양한 원인에 의한 치매 등이 있다. 

치매는 ‘가장 잔인한 질병’이라고도 부른다. 자녀가 태어났을 때의 감동부터 걸음마 하던 모습, 초등학교 입학식에 손잡고 가던 추억 등 소중한 기억이 지워지기도 한다.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모르는 상태가 되기도 한다. 기억 영역에 영향을 주는 치매가 아니더라도 판단력과 행동이 달라져 자신은 물론 가족 등 주변 사람도 힘들어진다. 치매는 원인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치매에 걸리지 않도록 평소에 건강 관리 등 예방이 최선이라고 한다.

서귀포 지역도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하면서 치매 환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서귀포시 치매안심센터에 따르면 서귀포시 60세 이상 치매 추정자는 2019년 3771명, 2020년 3998명, 2021년 4221명, 2022년 4436명 등이다. 이 가운데 치매안심통합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치매 환자 수는 2019년 2475명, 2020년 2662명, 2021년 2852명, 2022년 2968명이다. 

서귀포시의 치매 환자 등록률은 2019년 65.6%, 2020년 66.6%, 2021년 67.6%, 2022년 66.9%로, 전국 55.59%, 제주도 58.45%(2022년 기준)보다 높게 나타났다. 나머지 35% 가량은 미등록 환자로 행정의 각종 치매 관리를 받지 못한 채 가족과 지인의 몫이다.

치매 환자 가족의 고통은 짐작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다고 한다. 자신을 몰라보는 부모, 시시각각 화를 내거나, 욕설을 하는 부모를 부양하다 보면 가족도 신체적으로 지치고, 정신적으로도 상당한 괴로움을 겪는다고 한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도 있다. 부모, 형제자매라고 하더라도 하루 이틀도 아닌, 언제 끝날지 모르는 간병은 치매 환자 가족에게도 부담인 것이 사실이다.

서귀포보건소 치매안심센터는 치매 조기 검진, 치매 등록관리, 맞춤형 사례관리, 치매 환자 쉼터 운영, 조호물품 택배 서비스 등 치매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치매 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해 치매 안심마을 지정 관리, 치매 인식개선 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치매안심센터에 서귀포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시점이다. 치매는 남의 일이 아닌, 언젠가 내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와 서귀포시도 치매안심센터 인력과 예산 확대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 치매환자와 치매 추정자 수가 증가하는 만큼 관련 분야 인력과 예산은 당연히 따라야 한다. 치매는 개인을 넘어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분야다. 오늘도 치매 환자 가족은 치매를 앓는 부모가 집을 나가 길을 잃고 헤매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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