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직의 음악칼럼

우리는 흔히 텔레비전을 통해 드라마를 볼 수 있다. 연극이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극장을 찾기도 한다. 이런 드라마나 연극, 영화의 공통점 중 하나는 줄거리 진행을 대화 등 말로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페라는 줄거리 진행을 말로 하는 게 아니라 노래로 즉, 클래식 성악으로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오페라는 구체적으로 어떤 음악 양식일까?

먼저 오페라의 시작을 문헌에서 보면 이탈리아 피렌체의 바르디 백작의 저택에서 활동했던 Camerata(카메라타)라는 단체에서 고대 그리스의 비극을 재현한 다프네(1598)란 작품을 처음으로 본다. 하지만 아쉽게도 악보가 남아 있지 않아 현재 악보로 전해지는 최고의 오페라는 에우리디체(1600)이다. 하지만 이것도 오페라라고 하기엔 그 작품성이 부족하여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가 작곡한 오르페오(1607)를 실제적인 오페라의 첫 작품으로 본다.

오페라는 음악뿐만 아니라 미술, 의상, 건축, 무용, 연기, 분장, 조명, 음향 등 모든 예술을 총망라한 종합 예술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오페라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려면 시대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무대 세트를 설치하고 의상을 갖추며 분장을 하게 된다. 또한 그에 맞는 언어와 연기로 줄거리를 이어가며 무대를 좀 더 세밀하게 표현하기 위해 조명과 음향을 동원하기도 한다. 그러니 오페라 공연을 보는 동안 마치 자신이 그 당시 그 현장에 있는 착각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음악은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게 되며 각 배역마다 그에 어울리는 성격대로 성악가를 선정한다. 예를 들면 아버지 역할은 주로 바리톤이, 딸 역할은 소프라노가, 동네 사람들은 합창단이, 이런 식이다. 만약 이순신 장군 배역을 궁중 내시 같은 가는 목소리의 테너를 선정하면 이상할 것이다. 그래서 각 배역마다 그 성격을 분석하고 그에 어울리는 목소리를 가진 성악가를 선정해야 하는 게 중요하다.

음악으로 더 들어가 보자. 오페라의 구성 음악 요소 중에 가장 특이한 게 Recitativo(레치타티보)이다. 말하듯이 노래하며 줄거리를 진행하는 것인데 오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이한 음악 요소이다. 그리고 주인공이 자신의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혼자 노래를 부르는데 이를 아리아라고 하며 마을 사람들이라든지 군중들을 표현하기 위해 반드시 합창이란 요소가 필요하다. 정리해 보면 오페라의 음악 구성 요소는 레치타티보, 독창, 중창, 합창 그리고 오케스트라로 구성된다.

오페라 한편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선 보통 음악가만 100명 이상, 그 외 연줄 및 무대 스텝, 분장, 조명, 음향, 무용수 등을 포함하면 130여 명은 훌쩍 넘을 것이다.
예산 또한 출연료, 무대 세트, 의상 등을 생각하면 수억대의 많은 예산이 소요된다. 그래서 오페라를 개인이 기획해서 무대에 올리기엔 거의 불가능하며 반드시 국가 예산이 필요하다.

우리 제주지역에도 요즘 오페라 작품이 심심치 않게 무대에 올려지고 있다. 서귀포 지역에선 오페라 ‘이중섭’이 매년 공연되고 있고 올해도 10월경에 무대에 올려지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제주시 지역은 오페라 ‘순이 삼촌’이 이미 4월에 공연했다.

오페라 한편이 무대에 올려지려면 거의 모든 예술 파트가 동원된다. 그러니 동반 발전할 기회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기에 더욱 아낌없는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예술성 있고 재미있는 작품을 발굴해 낸다면 세계적 휴양도시를 꿈꾸는 우리 서귀포엔 엄청난 자산이 될 것이다. 우리 예술인들과 행정가들이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오승직 지휘자 / 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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