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올해산 제주 감귤 출하를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하우스 감귤 출하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가온 하우스 감귤 출하가 거의 마무리됐다. 지난달 하순부터는 비가림 하우스 감귤 수확이 이뤄지고 있고, 이번달부터는 노지 극조생 감귤을 수확하느라 농가 일손이 바빠질 것이다. 극조생 감귤 출하가 마무리되면 노지 감귤에 이어 황금향, 레드향, 한라봉, 천혜향, 카라향 등 내년 초반까지 올해산 감귤 출하가 이어질 예정이다.

본격적인 감귤 출하를 앞두고 행정당국과 농가가 긴장하고 있다. 추석을 전후해서 비상품 감귤이 극성을 부리기 때문이다. 비상품 감귤은 노지감귤과 만감류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서귀포시와 자치경찰단 등이 추석을 전후한 시기에 주로 비상품 단속을 실시하는 이유는 가온과 비가림 등 시설에서 재배한 감귤 수확 막바지로, 노지 감귤이 출하되기 직전인 데다가 명절 대목에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시기가 올해산 감귤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시기기도 하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는 유통 및 수확 단속과 함께 지난달 18일부터 오는 5일까지 극조생 감귤 출하 전 품질 검사제를 추진하고 있다. 검사 기준일인 10월 5일 이전에 출하하는 극조생 감귤은 반드시 품질 검사를 받고, 일정 기준 이상의 당도를 확보해야 한다. 이는 감귤 출하 초기 ‘맛없는 감귤’에 대한 이미지를 차단해 소비자가 올해산 제주 감귤을 다시 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조치다.

하지만 ‘돈’만 생각하는 일부 비양심 상인과 농가 등으로 인해 제주 감귤 이미지가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서귀포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3년간 실시한 감귤 유통 지도 단속 결과 모두 373건이 적발됐다. 비상품 감귤 물량은 21만9510kg에 달한다. 20kg들이 컨테이너로 환산하면 1만975개다. 유형별 적발 내용을 보면 2020년 규격 외 감귤 131건·14만1491kg, 품질관리 미이행 7건·2800kg, 2021년 규격 외 감귤 111건·3만1901kg, 강제 착색 1건·4200kg, 2022년 규격 외 감귤 116건·3만6810kg, 강제 착색 1건·1260kg, 품질관리 미이행 6건·4048kg 등이다. 최근에도 제주도자치경찰단이 미숙 하우스 감귤 1만7200kg을 서귀포 지역 선과장에서 비닐 등으로 보온 조치한 뒤 에틸렌 가스를 주입하는 방법으로 강제 착색 작업을 하던 현장을 적발해 서귀포시에 인계했다.

출하 초기에 미성숙과 등 비상품 감귤이 유통되면 소비자에게 나쁜 인식을 심어줘 가격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가스를 주입해 상품으로 둔갑시켜 감귤을 파는 행위는 ‘범죄’다. 소비자를 속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감귤 전체 농가와 소비자를 속이는 비상품 감귤 유통 행위 근절을 위해 행정의 단속과 함께 과태료 상향 등 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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