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2020년 이후 366억 피해
지역 농축협 등 피해도 50억원
수법 교묘해지며 피해액 커져
신속한 대응체계 마련 요구

‘저금리 대출’ ‘정부 지원 대출’ ‘세금 환급’ 등 금융기관이나 정부 기관 등을 사칭해 계좌이체나 상품권 발송 등의 방법으로 돈을 가로채는 ‘보이스 피싱’ 범죄가 제주에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보이스 피싱 범죄 수법도 고도화·전문화 되면서 모바일 기기 등에 익숙하지 않은 어르신은 물론, 젊은 층의 피해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보이스 피싱 현황은 2020년 474건·85억원, 2021년 51건·105건, 2020년 409건·117억원, 올해 들어 지난 8월 현재까지 248건·59억원 등 모두 1645건·366억원이다.

유형별로 보면 기관 사칭형은 2020년 68건·13억원, 2021년 100건·13건, 2022년 148건·32억원, 올해 들어 8월 현재 138건·18억원 등이다.

대출 사기형은 2020년 406건·72억원, 2021년 414건·92억원, 2022년 261건·85억원, 올해 들어 8월 현재까지 110건·41억원 등이다.

이와 함께 제주지역 농축협 및 농협은행을 통한 보이스 피싱 피해 발생 건수 및 피해 금액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서귀포시)이 농협중앙회로부터 받은 지역 농축협과 농협은행 계좌를 통한 보이스피싱 발생 현황 자료 등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이후 올해 7월 말까지 피해 건수와 금액은 모두 422건·50억6000만원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107건·13억7300만원, 2021년 152건·17억1600만원, 2022년 117건·13억5300만원, 올해 들어 7월 말 현재까지 46건·6억1800만원 등이다.

이처럼 보이스 피싱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은 보이스 피싱 범죄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

초기 ‘피싱 형태 범죄’는 문자로 인터넷 사이트 연결 경로인 ‘URL 주소’를 삽입해 초대장이나 재난지원금을 수령하라는 등의 내용을 보내고 이를 누른 사람의 휴대전화에 악성코드 등을 설치해 개인정보를 편취·소액 결제를 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후 점점 수법이 교묘해지면서 메신저 해킹 등으로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소액의 돈을 송금하도록 유도하거나, 상품권 구입 등을 유도하는 보이스 피싱이 성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상품권 등 유가증권이나 가상자산을 편취하는 등 비대면 변종 수법 등도 늘어나고 있다. 

고금리·공공요금 인상 등 어려운 경제 사정을 악용해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인 것처럼 ‘정부 지원 정책자금 대출’ ‘근로장려금’ 등의 형태나 ‘세금 환급’ 등으로 속이는 수법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위성곤 의원은 “보이스피싱에 대한 사회적 이해도가 높아졌지만,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피해 금액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신종 사기 수법에 대한 신속 대응체계를 더 면밀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새마을금고 직원의 대처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방했다.

지난달 14일 오후 1시경 남원새마을금고에서는 70대 남성 고객이 전화통화를 하면서 들어와 창구에 예금 5000만원을 현금이나 수표로 인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창구에서 접수를 받던 오석철 계장은 ‘금융사기예방 사전 문진표’ 양식대로 사용처를 문의하던 중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직감하고, 고객의 휴대전화 통화시간이 50분인 것을 확인했다. 

오 계장은 고객의 전화를 대신 받아 “누구시냐?”고 물었더니 상대방은 바로 전화를 끊었고, 바로 경찰서에 신고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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