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금의 마음시 감상(115)

김길웅

시야

허구한 날 너를 끌어안는다

거저 거르는 날이 없다

맹목인 이 사랑이 여태 일방통행인 걸 왜 모르랴

알면서 너를 더는 껴안지 못한다

사랑하므로 머뭇거리나

혹여 네가 머물 것 같아 깊은 밤 잠든 숲에 앉아 네 숨결에 귀를 세우다 퍼질러지기도 했고 어느 새벽엔 네게 더 맹렬해지려 너울 치며 다가가기도 했지만 너는 나를 안아주지 않더라

눈에 띄지 않아도 피는 꽃의 순간을 기다려 널 사모하는 마음 자락을 길들이려 끝까지 기다리려 한다

언제든 네가 나를 꺼당겨 한 번 껴안아 촉촉한 음성으로 내 이름을 단 한 번이라도 불러다오

목울대로 울어 울어 하는 말이다

시야

낮잠은 내게 속삭였다 Plz hug me
사진=pixabay

<마음시 감상>

시인 문상금

시인은 매일 단 한 순간도 시 쓰는 것을 손 놓으면 안 된다. 허구한 날이라고 했다. 항상 일방통행처럼 끌어안고 뒹굴고 어르고 달래고 하면서 부단 없는 시창작이 일상인 나날로 나아가야 한다.

맹목적인 이 사랑이 때론 절망으로 때론 자포자기로 깊은 밤 회한의 심정으로 새벽을 맞이할 지라도 어느 한순간 활짝 피어나는 꽃 한 송이처럼, 그 지고지순한 사모하는 마음으로 끝까지 기다려야 한다.

시를 향한 시인들의 마음은 가깝고도 먼, 멀면서도 가깝고 한 몸인 영원한 그리움의 슬픈 애인이다.

시야, 시인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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