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세상을 만나는 나’(부크크, 2021)
글이 가진 힘은 크다고 느껴지는 요즘이다.
세상엔 수많은 글들이 존재하며 일상을 살아갈 때 다양한 영향력을 끼친다. 혼자서만 끙끙 앓던 가슴속에 맺힌 응어리를 풀어주기도 하고, 한줄의 글에 위로를 받기도 하며 다시 시작할 용기도 가지게 해준다.
제주 출신의 매체활용 글쓰기 전문 작가인 고영희 작가가 쓴 『세상을 만나는 나』는 무미건조한 일상 속에서 어떻게 보면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순간들을 캐치하여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내는 글쓰기를 보여주고 있다.
내 안의 사소하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 보이는 인간의 마음인 희, 노, 애, 락,애, 오, 욕인 ‘칠정’이라는 다양한 감정들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 삶의 본질에 대한 깊이감 있는 통찰력까지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상에서 마주하는 책과 음악 그리고 삶 곳곳에 스며들어져 있는 38편의 주제별 이야기들까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듯 책 왼편에는 작가가 직접 그린 그림이 오른편에는 짧은 문장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울림을 주는 시에세이로 써내려 간 색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다.
“한 계절 피어나 바람에 흩날리며 사라지는 운명을 타고난 그대, 깊어지는 가을 어느 날 텅빈 육체의 의지해 세상 속으로 소멸하는구나
억새 중에서….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날에 은빛으로 일렁이며 바람결에 춤추는 억새밭의 낭만이 떠올라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을날이 온 듯해 이편에 눈길이 갔다.
매섭게 불어대는 차갑고 시린 겨울 바람이 불어오기전에 억새풀잎이 반겨주는 가을날의 햇살을 받으며 책을 읽고 사색의 시간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