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배춧값 지난해보다 하락
소금·고춧가루·대파 등 고가
김치 나눔 사업 부담 커져

남원읍새마을부녀회(회장 강홍협)는 지난달 30일 직접 만든 김치를 지역내 경로당 및 복지사각지대에 전달했다.
남원읍새마을부녀회(회장 강홍협)는 지난달 30일 직접 만든 김치를 지역내 경로당 및 복지사각지대에 전달했다.

김장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고물가 속에 어려운 이웃을 대상으로 한 ‘김장 나눔’ 봉사를 진행하는 시민들이 시름에 빠졌다. ‘물가 고공행진’에 품목별 관리에 나선 정부 대책에 배춧값은 최근 안정세를 되찾았지만, 소금·고춧가루·대파 등 김장 부재료와 나눔 할 김치 통 가격도 올랐으나, 시에서 나오는 보조금은 줄고 자부담은 30%로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30일 배춧값이 고공으로 치솟았을 때 사랑의 김치 나눔 사업을 진행했던 남원읍 부녀회 강홍협(52) 회장은 “우리 부녀회에서는 이번에 모든 나눔 사업이 몰리는 12월 말고 관심이 소홀한 10월에 김치 나눔 사업을 진행했는데, 배춧값이 많이 올라 김치 나눔 사업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귤 수확 철이라 바쁜데도 불구하고 부녀회에서 지역 내 경로당 및 복지 사각지대 노인들을 위한 김치를 담그는 노역 봉사도 하는데, 거기에 자부담까지 있다는 것 또한 애로사항”이라고 토로했다.

지난 4일 ‘취약계층을 위한 사랑의 김장 김치 나눔 사업’을 진행한 정방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진행할 때 재룟값이 많이 올라 김치 나눔 사업에 어려움이 있었다”라며 “지역사회를 위해 오랜 기간 매년 해오던 사업이라 내년에도 이어가고 싶지만 높은 물가 등을 고려해 볼 때 내년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6년째 김치 나눔 봉사를 진행해 온 송산동 부녀회 서경해(52) 회장은 “물가 상승이 조금 괜찮을 때는 포기김치를 관내 김치를 못 담가 드시는 어르신들 대상으로 100가구에 제공했다”라며 “다음 달에도 너무 좋아하시는 어르신들 생각에 한번 더 김치 나눔 봉사를 하려고 하는데, 채소 가격이 많이 올라 포기 김치 대신 썰은 김치로 담그려고 한다. 많은 가구에 넉넉하게 나누고 싶지만 예산이 부족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10년째 김치 나눔 사업을 진행해오던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의 경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1억원 정도씩 지원받아 매년 겨울 김치 사업을 진행해 오다가 지원처가 없어 김치 나눔 사업을 작년부터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귀포시 지역 내 읍면동을 확인한 결과 안덕면, 대정읍, 성산읍, 중문동 등에서는 12월에 김치 나눔을 진행하려고 계획 중이며, 표선면과 동홍동은 보조금 예산이 없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서홍동은 여름에 이어 11월 26일 김치를 만들어 지역 취약계층에게 나눔할 계획이며, 서귀포시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14일 공무원연금공단의 지원으로 김치 나눔 사업을 진행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평균 김장비용은 지난 6일 기준 21만8000원으로 작년 11월 상순과 비교해 9.4%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보면 배추 소매 가격은 1년 전보다 13.8% 하락했고, 무 가격은 45.1% 낮아졌다. 

반면, 김치 담는 필수재료인 소금은 작년 대비 14.6% 상승했으며, 대파와 생강도 각각 13.9%, 9.9% 높은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역사회의 온정의 손길은 줄고, 가정주부들의 김장 걱정은 줄지 않고 김장을 포기하는 소비자, 이른바 ‘김포족’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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