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천민의 오름이야기(116)

남쪽에서 바라본 생길이오름 전경

 

남원읍 신례리에 있는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은 근래에 관광객이 많이 찾는 유명 관광지 중의 하나이다. 

계절마다 여러 가지 종류의 꽃으로 단장하여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휴애리에 가면 남동쪽 가까이에 그리 높지 않는 오름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오름이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생길이’이다.

생길이오름은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 지경의 오름으로, 휴애리 자연생태공원 남동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 오름의 동쪽 기슭으로는 종남천이 위미리 쪽 바다로 흘러 내려가고 있다.

▲이름의 유래

이 오름은 ‘생길이’, ‘생길이오름’, 또는 ‘생길악’으로 불리고 있으며, 한자로는 ‘생기악(生氣岳)’, ‘성길악(成吉岳)’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왜 이런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오름 전문 사이트인 ‘오름오르미들’에서는 이 오름이 사유지이므로 예전에 소유자의 이름에서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보여진다고 추측하고 있다.

▲생길이오름 찾아가는 길

생길이오름을 찾아가는 길을 안내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516도로에서 서성로를 따라 약 4.6km를 가면 위미교차로가 나오고, 남쪽편의 위미리 방향으로 위미항구로를 따라 1.6km를 내려가면 생기악농원 입구에 다다르게 된다. 생기악농원 입구의 도로에서 서쪽으로 바로 생길이오름이 보이는데, 종남천이라는 시내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곧바로 생기악농원 정문이다. 정문을 통과하여 농원 안의 도로를 따라 약 300m를 가면 생기악으로 올라가는 탐방로 시작점에 이른다. 남쪽편 중산간동로의 상위미 버스정류장에서 서성로 방향인 북쪽으로 약 2.4km를 가면 역시 생기악농원 입구에 도착하게 된다.

둘째, 생기악농원 정문을 지나서 농원 안의 도로를 따라 약 780m를 가면 농장 창고가 있으며, 창고 앞을 지나서 길을 따라 계속 걸어가서 1.5km 지점까지 이르면 시멘트 도로가 끝난다. 여기서 북쪽으로 올려다보면 주변 조경이 잘 되어 있는 쌍묘가 있으며, 쌍묘 옆을 지나서 정상으로 올라갈 수 있다.
셋째, 신례동로의 소남동산 교차로에서부터 동쪽으로 약 790m, 생기악농원 입구에서 남쪽편 1km 지점의 생기악로와 위미항구로와 자배오름로가 만나는 사거리에서부터 서쪽으로는 약 830m를 가면 북쪽으로 올라가는 농로가 있으며, 농로를 따라 약 560m를 올라가면 숲을 지나 생기악농원 안의 도로로 들어가서 쌍묘 방향으로 올라가는 방법도 있다.(※아래 지도 참조)

넷째,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주차장에서부터 농로를 따라 약 약 1.5km를 가서 사유지 농장을 지나면 오름 서쪽에서부터 올라가는 탐방로가 있다.

▲생길이오름의 지형과 식생

생길이오름은 자체 높이가 65m에 지나지 않는 그리 높지 않는 오름으로, 바깥에서 이 오름을 바라보면 그리 눈에 띄지 않지만, 가까이에 다른 오름이 없어서 정상에 올라서면 우거진 나뭇가지 사이로 주변이 조망되는 곳이다.
남서쪽으로 터져있는 말굽형을 하고 있는 형태이며, 전 사면이 대체적으로 완만한 편이다. 동쪽 기슭으로는 종남천이 흐르고 있고 오름 주변의 들판 중 남쪽과 서쪽 부분은 대부분 과수원이 조성되어 있고, 동쪽과 북쪽은 초지와 조경수를 재배하고 있는 농경지들이다.

동쪽 기슭을 흐르고 있는 종남천은 ‘종남(종낭)’이 많아 자생하고 있어서 붙여진 시내 이름으로, 종낭은 때죽나무를 가리키는 제주말이다.
종남천과 생길이오름에 모두 나무들이 빼곡하게 우거져서 짙은 숲을 이루고 있으며, 특히 오름 동쪽 기슭과 그 아래의 종남천 변에는 아름드리 구실잣밤나무와 때죽나무 등 키가 큰 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다.

이 오름이 ‘생길이오름’인 것으로 미루어볼 때 오래 전 이 오름의 소유주가 생길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분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가까운 시기에는 이 지역 출신으로 교회 장로를 지냈다고 하는 안달원(安達源 : 1990년에 작고) 씨가 소유하고 있었다고 한다. 

현재 그 분의 부부 묘는 오름 남서쪽 중턱 굼부리 안쪽에 크게 조성되어 있으며, 종남천 동쪽 위미항구로에서부터 오름으로 들어서서 묘지 아래쪽까지 시멘트 도로로 포장된 길이 놓여 있다.

▲생길이오름 탐방

위미항구로에서 생기악농원 입구로 들어서서 다리를 건너니 농원 입구에는 입산 통제 안내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통제 기간은 봄철은 2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가을철은 11월 1일부터 12월 15일까지로 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아래에 산책로는 연중 개방이라고 쓰여 있었다.

농원 입구에는 철문이 닫혀 있었지만 쪽문이 열려 있어서 농원 안으로 들어가서 농원 안의 시멘트 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하였다. 시멘트 도로는 오름 동쪽 기슭과 종남천 시내 사이를 따라 따라 쭉 이어지고 있었다. 주변에는 삼나무를 비롯하여 참나무종의 나무들과 구실잣밤나무, 말오줌때, 까마귀쪽나무 등 여러 종이 나무들이 우거져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었다. 시멘트 도로 동쪽편 종남천 시내 쪽으로 경사진 곳에는 구실잣밤나무, 동백나무, 갈참나무들이 가득 우거져 있어서 시내가 내려다보이지 않았다. 우거진 나무들로 인하여 걸어가는 길이 무척 쾌적하였다.

시멘트 도로에서 300m 쯤 걸어가니 정상부로 올라가는 탐방로가 나뭇가지 사이로 나 있었다. 언뜻 무심코 지나가면 보이지 않을 탐방로 입구였지만 입구 나뭇가지에 누군가가 묶어 놓은 끈들이 달려 있고 그 사이로 정상부 쪽으로 올라가는 탐방로 흔적이 나 있어서 그리 어렵지 않게 알아볼 수 있었다. 올라가는 탐방로 우거진 나무 아래에는 백량금이 군락을 지어 무더기로 자라고 있었고, 바닥에는 낙엽이 잔뜩 깔려 있었다.

조금 올라가니 큰 산담으로 둘러싸인 전성장오공명희(前城將吳公命禧)와 유인청주한씨(孺人淸州韓氏)의 합묘가 있었서 들어가서 묘비를 살펴보았다. 오래 전 돌아가신 분이었지만 2001년에 후손들에 의해 건립된 묘비에는 이 오름의 이름이 生吉岳(생길악)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오공과 청주 한씨의 합묘에서 다시 얼마쯤 숲을 지나 올라가니 이번에는 1985년에 조성한 통정대부이공인렴(通政大夫李公仁濂)과 숙부인 ○씨(淑夫人○氏)의 쌍묘, 1998년에 조성한 처사이공병발(處士李公秉發)의 묘가 넓은 풀밭에 있었다. 이곳의 묘비들을 살펴보았더니 모두 生紀峯(생기봉)이라고 이라고 새겨져 있었다.

그곳에서 다시 숲을 지나 올라가니 곧바로 정상부에 올라설 수 있었다. 정상부에는 산화경방초소가 설치되어 있었고 그 주변에만 약간의 공간에 나무가 없는 풀밭으로 되어 있어서 사방을 일부 관찰할 수 있었다. 다른 부분은 전부 나무가 우거져서 조망할 수 없었지만, 남동쪽으로 자배봉이 바라보였고 남쪽으로는 나뭇가지 사이로 위미 항구와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것이 보였다.

정상부에서 동쪽으로 탐방로가 보여서 내려가 보았다. 그랬더니 그 탐방로는 송전철탑 아래를 지나서 다시 아래쪽으로 내려가게 되어 있었다. 빨간 끈들이 묶여 있는 곳을 따라 내려갔더니 어느 농장에 이르렀다. 
그곳에서는 더 이상 다른 곳으로 갈 곳이 없었고, 지도를 살펴보았더니 휴애리 뒷길 농로를 따라 차를 타고 이곳으로 올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다시 정상부로 되돌아 올라가서 이번에는 남쪽으로 내려가는 탐방로를 따라 내려갔다.

얼마 내려가지 않아서 예전에 왔을 때 이 오름의 주인이었던 안달원 장로의 묘에 이르렀는데, 웬걸! 예전에는 잘 가꾸어져 있던 묘지 주변이 제대로 가꾸어져 있지 않고 황폐화되어 있어서 안타까웠다. 아무튼 쌍묘의 산담 대신 심어놓은 영산홍 울타리 옆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어서 그 사이로 내려갔더니 시멘트 도로가 시작되고 있었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가서 감귤 창고 옆을 지나 시멘트 도로를 따라 처음 들어왔던 생기악농원 입구 쪽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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