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주어문학상 시상식 개최
시 등 세부문 가작·당선작 선정
‘겡이죽’수필 부문 당선작으로

제 5회 제주어문학상 시상식이  23일 서홍동주민센터에서 개최됐다.
제 5회 제주어문학상 시상식이  23일 서홍동주민센터에서 개최됐다.

제주어문학상은 2019년에 제정되어 국내 문인들에게 제주어로 작품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로 다섯 번째인 제주어문학상 시상식에서는 시와 수필, 소설 등 세 부문에 도전한 작가들이 가작과 당선작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서귀포신문이 23일 오전 11시 서홍동주민센터에서 제5회 제주어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서귀포신문 직원들과  심사위원들이 참석해 수상자를 축하했고, 수상 작가의 가족들이 참석해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시조 포함)와 수필, 소설(동화, 희곡 포함) 3개 분야로 나눠 시상이 진행됐다. 시 부문에서 가작 2명 선정됐고, 수필 부문에서는 당선작이 선정됐다. 또한 소설 부문에서도 당선작이 선정됐다.

김창홍 서귀포신문 대표는 제주어는 오랜 기간 제주섬을 개척하고 이곳에 터 잡고 살았던 제주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의식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제주어를 잘 가꾸고 보존해야 한다라면서 올해 공모전에서는 좋은 작품들이 출품돼 심사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공모해주신 작가들과 애쓰신 심사위원께 감사의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시 부문에서는 가작으로 김순선 작가의 빌레못’, 오옥단 작가의  신호등이 선정됐다.

김순선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그 동안 제주사람으로 제주어로 된 시 한편이 없다는 것이 부끄러웠다라면서 제주어로 시를 쓸수 있는 기회를 주신 서귀포신문사에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정겹고 감칠 맛나는 제주어로 작품 활동을 해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오옥단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세상살이하면서 문득 제주어로 품고 있던 시조 한 조각 세상에 던져 보고 싶었다라면서 평생 수필 같은 깊은 시를 쓰려고 몸부림 쳐왔다. 이번 수상으로 더 겸손하게 더 진지하게 정진하겠다라고 말했다.

고정국·안상근·송상심사위원은 수상자들의 작품은 제주어 구사를 통해 사라지는 삶과 역사를 환생시키는 의식을 끝까지 밀고 가면서, 동시에 시의 맛을 담아내려는 치열성이 엿보였다라고 총평한 후, 심사위원들은 오옥단 작가의 신호등4편은 작품들중에서도 드물게 선보인 시조이고, 운율이 잘 갖춰져 있다라면서“ ‘제주사람의 시에서는 뿔리 짚은 퐁낭 되그네’, ‘패악질 해도 입다문등에서 제주인의 역사와 제주인의 꼿꼿함을 잘드러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의 낯설기를 통한 시의 확장성이 다소 미흡한 느낌, 즉 시가 낯익다라고 심사평했다

이어 심사위원들은 김순선의 빌레못은 예전에 소 물이던 못이 사라지는 현장을 돌 그림자 닮아가는’, ‘ᄇᆞ름 반쪽을 연잎 줄기에 걸쳐 놓고’, ‘눈물 반 톨을 보태주고등이 비유를 통해 4·3의 아픔을 잔잔히 전하며 밀고 나가는 기량이 돋보였다라면서 다만 2연의 시적 구성이 다른 연과 달리 다소 직설적이고 서술적인 면이 조금 아쉽다라고 심사평했다.

수필부문에서는 당선작으로 오금자 작가의 겡이죽이 선정됐다. 오금자 작가는 수상소감에서 제주어는 늘 가까이에서 함께 했던 삶의 일부이지만 문학적인 글로 표현은 무척 어려웠다라면서 이번 공모전으로 제주어에 관심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배워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끝으로 서귀포신문과 심사위원들에게 머리숙여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서경림·허상문 심사위원은 바닷가의 겡이를 통해 질곡의 삶을 살아온 할머니를 소환하고 그 삶과 세월의 의미를 추적한 작품이다라면서 특이한 소재를 보조 관념으로 이끌어가는 방식과 주제의 전개, 이를 뒷받침하는 묘사도 훌륭했다라고 심사평했다.

소설부문에서는 당선작으로 김학수 작가의 나도 ᄒᆞᄊᆞᆯ 배려봐 줍서가 선정됐다. 김학수 작가는 소상소감에서 제주 동쪽 끝 마을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진학하며 45년간 고향을 떠났다. 나이가 들어가며 재주말을 외면한듯해 자책 속에 살았다라면서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으로 소설을 썼다. 소설을 쓰는 동안 말을 배우는 물 애기처럼 서툴고 어석했지만 행복했다. 소중한 기회를 주신 서귀포신문과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강준·고시홍 심사위원은“‘나도 ᄒᆞᄊᆞᆯ 배려봐 줍서는 평범한 일상적 삶의 단면을 제주어로 참신하게 재해석했다라면서 작품의 구성요소, 농익은 제주어가 한데 어우려져 흡인력이 있다. 작가는 긴장감을 유지하며 이야기를 조곤조곤 이끌어가는 솜씨, 제주어 구사력이 뚸어났다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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