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금의 마음시 감상(117)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김영순

지금 어느 위성이 이 섬을 돌고 있나

하루는 김녕 바다 또 하루는 모슬포 바다

온몸이 문장이 되어 숙명처럼 돌고 있나

산다는 건 그런 거

섬 뱅뱅 도는 일

수애기 곰세기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바다에 되돌려주면 끝인 줄 알았는데

그대를 보내고도 아예 보내진 못한 건지

오늘은 수금천화목토성, 한 줄로 엮이는 날

한 두릅 문장을 이끌고

어느 행성 돌고 있나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마음시 감상>

물로야, 뱅뱅 돌아진 섬에’, 바다에 가서 바다를 가만히 쳐다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바다에 이끌려간다. 간혹 푸른 물결 헤쳐 나가는 수애기에 이끌려 뱅뱅 돌아치기도 한다. 산다는 것은 그런 거 섬 뱅뱅 도는 일 하루는 김녕 바다 또 하루는 모슬포 바다를 떠돈다, 산다는 건 그런 거 떠났다가 도로 돌아오고 되돌아왔다가 또 떠나고 기어이 떠나보내고도 이토록 툴툴 털어내지 못한 한 자락이 오래 남아 한 줄로 엮이는 날, 온 몸을 뒤덮은 시의 문신으로 숙명처럼 돌고 있는 또는 돌리고 있는 그 서늘한 되돌림의 끝은 네 속에 내가 있어 뱅뱅 맴돌지라도 늘 푸른 중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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