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상희 박사

16살에 모친 4·3유가족 인지
지리·역사 등 사회 분야 전공
역사 교사 등에게 4·3 교육으로
전국적으로 4·3알리는 역할
최근 ‘나에게 건넨 말’ 저술

 ‘4·3의 나에게 건넨말’ 북콘서트에서 한상희 박사가 대담하고 있다.
 ‘4·3의 나에게 건넨말’ 북콘서트에서 한상희 박사가 대담하고 있다.

“4·33만건의 사건이라고 생각한다. 3만명이 희생됐고, 3만명 개개인의 사건이기 때문이다. 4·3때 희생된 사람의 이야기를 비롯해 4·3때 용기를 냈던 사람의 이야기, 4·3때 시민성을 발휘해 위기에 있던 사람들을 구해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최근 한상희 박사가 쓴 역사서 ‘4·3이 내게 건넨 말이 출간됐다. 이 책은 발간과 동시에 교보문고 오늘의 선택 순위에 올랐고, 4·3를 다룬 가장 유익하고 감동적이며 읽기 쉬운 책이라는 호평 속에 발간 일주일 만에 2쇄에 돌입하며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상희 박사는 고등학교 1학년 시절 우연히 꿈속에서 4·3을 만나게 된다. 이 꿈은 소녀 상희에게 외할아버지의 행방은?’ ‘아버지를 잃은 어린 남매는 어떤 삶을 살아갔을까?’ ‘4·3을 겪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이야기를 할까?’라는 스스로에게 질문하게 했다.

독서광이었던 소녀 상희는 어느날 현기영 작가의 소설 순이 삼촌을 읽게 된다. 소녀 상희는 순이 삼촌내용 중 그 죽음은 한 달전의 죽음이 아니라 이미 30년전의 해묵은 죽음이었다. 당신은 그때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다만 30년전 그 옴팡밭에서 구구식 총에서 나간 총알이 30년의 우여곡절한 유예를 보내고 오늘에야 가슴 한복판에 꿰뚫었을 뿐이다라는 구절은 읽는다. 이 구절은 소녀 상희가 4·3에 대해 공부하는 긴 여정을 떠나게 했다.

이후 소녀 상희는 대학교와 대학원에서 역사·지리·사회·특수교육을 전공했고, 지역 기반 세계시민 교육을 받아 박사학위를 받았다.

4·3에 대한 많은 사실을 알게 된 한 박사는 4·3을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에게 강의와 유적 답사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도내 교사와 학생을 대상으로 4·3교육을 진행하다가, 2015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포럼을 계기로 전국 교사를 상대로 4·3교육을 진행하는 기회를 갖는다.

이후 한 박사는 교육부 요청으로 전국의 역사 전공 교사들의 제주도 연수 4·3관련 교육을 진행했다. 이후 2016년에 교육청 장학사로 발령받고 2017년에 4·3의 전국화 임무를 맡게 되는데, 이때 전국의 역사 담당 장학사를 대상으로 4·3연수를 진행해 전국적으로 4·3을 알리는 데 역할을 하게 된다. 이때 연수를 받은 교사 중 답사 내용을 글로 써 달라는 요청에 ‘4·3의 내게 건넨 말을 출간하게 됐다.

현재 한 박사는 서귀포여중 교감으로 근무하며 4·3의 정신이 깃든 회복적 학교 만들기에 힘쓰고 있다.

한상희 박사는 “4·3은 참혹했다. 하지만 그때 그 시대를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는 따뜻했다. 이런 이야기는 나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했다라면서 이런 4·3의 이야기가 전해져 제주 공동체를 아름답게 하고 제주의 현안과 갈등을 4·3의 가치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이 마련되기를 바랜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상희 박사 저 ‘4·3의 나에게 건넨말북콘서트가 25일 오후 430분에 제주문학관 4층 대강당에서 개최됐다. 현기영 소설가, 강우일 전 천주교 제주교구장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고, 김종민 4·3위원회 위원이 대담자로 나서 작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한상희 박사는 “4·3 관련 보고서를 정리하던 중 타인의 입장에서 거꾸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행동하면 이라는 물음을 내 자신에게 스스로 떠올렸다라면서 “4·3 당시도 그랬을 것이다. 똑같은 명령에 대해 누구는 반항하지 않고 따랐지만 누구는 사람을 살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수많은 사람을 구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박사는 세계 시민성은 이와 연계해 이 같은 시민성이 인류 보편 가치에 부합하게 해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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