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1일 1글쓰기’(부크크, 2023)

책의 표지

가을 만큼 독서랑 어울리는 계절이 또 있을까?

독서의 계절인 요즘, 11글쓰기란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이 책은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란 고경희 작가가일상에서 얻은 글감으로 하루에 한편씩 삶의 소소한 순간을 글로 써내려 간 책으로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소재를 찾고 그것들을 글로 풀어내며 우리가 경험하는 작지만 알찬 일상들을 자신만의 감정과 언어로 담겨져 있다.

작가가 가족과 머그컵, 날씨, 주변의 가게 등 일상 속 글감들로 자신만의 감정과 언어로 담아 글로 풀어낸 글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감정들이 작가의 글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나서 쉽고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일상 속에서 발견하여 쓴 글을 한 페이지를 넘기며 나도 내 주변에서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는 것을 떠올랐기에 공감이 많이 갔다.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표현해 내고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작가의 글에 빠져들게 만들었던 이 책은 서평을 쓰는 일을 하면서도 매일 작은 주제로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좋은 습관인지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나에게 매일 조금씩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줬다.

그래서 나도 일상에서 놓치고 있던 것들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글로 남겨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매일 조금씩이지만 일상에서 겪는 사소한 일들을 기록하고 글로 표현하는 연습 글을 쓰는 습관을 가지고자 마음을 먹으며 11글쓰기를 실천해보려 한다.

 

어릴적부터 쓰기란 나에게 울렁증 그 자체였다. 간단한 문장 몇 개를 적는 것도 적절한 표현인지 고민하게 되고 누군가에게 읽히는 글이 어색하지 않은지, 생각이 많다보니 써야 할 상황이 오면 머릿속에 지우개만 분주하다. 굳어진 머리와 골이 깊어진 마음으로 또다시 미루어 포기할까 하면서도 80세가 되어 후회하는 것보다는 지금이 낫겠지, 매번 글쓰기 자신 없는 사람으로 자빠져 있기도 싫었다. 그날의 만남 이후 보이스피싱에 걸려들 듯 자연스럽게 걸려들었다. 순백의 하얀 도화지 상태라 창피할 것도 없이 들이대 보기로 했다.”

P-91 어쩌다 다시 만남 중에서

 

글쓰기에 두려움을 갖고 있던 저자가 글쓰기 수업을 해보자는 제안에 오랜 고민 끝에 매일 아침 6시 카톡으로 주제를 받아 글을 쓰는 습관을 들이고 글쓰기를 시작하게 된 것처럼 저자처럼 글쓰기에 두려움을 갖고 있던 분들이라면 작은 것부터 시작하면 글쓰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줄여 나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

매일 작은 글 하나둘씩 모여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일상의 소재를 녹여내서 글을 쓰다 보면 온전한 글쓰기를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을 정도로 이 책은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글쓰기에 대한 열정을 잃어가는 사람들에게도 추천할 만한 책이다.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11글쓰기를 적을 수 있는 별도의 페이지가 마련되어 있어 매일 조금씩 하루 한편의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려주는 이 책을 읽으며 가을의 끝자락과 함께 오늘부터 11글쓰기를 해보면 어떨까.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