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호남 도시공학박사

이스라엘에서 전쟁이 터졌다. 세계는 지금, 하마스의 107일 기습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 팔레스타인 갈등 본질에 다시 주목하는 양상이다. 전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극단적 방법을 불사한 하마스는 바로 이 지점을 노린 것일지 모른다. 자신들의 처지를 세계에 호소하는 것.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갈등은 세계의 권력자들, 석학들이 모여 풀어보려 해도 풀리지 않는 난제 중 난제다. 인종, 종교, 영토, 자원, 정치, 군사, 인권, 테러, 국제협상 등 현대사회 모든 문제가 압축되어 있다. 이런 주제를 짧은 글로 함부로 평하겠는가마는 세계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시점이다.

우선 팔레스타인 갈등 역사를 키워드로 살펴보자. 벨푸어 선언(1917), 아랍봉기(1920), 필 위원회 팔레스타인 조사(1937), 이스라엘 건국(1948), 1차 중동전쟁(팔레스타인 전쟁, 1948), 2차 중동전쟁(시나이 전쟁, 1956), 3차 중동전쟁(6일 전쟁, 1967), 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 1973), 1차 인티파다(민중봉기, 1987), 오슬로 평화협정(1993),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립(파타, 1994), 2차 인티파다(2000), 가자지구 유대 정착촌 완전 철수(2006), 하마스 가자지구 집권(2007), 1차 가자전쟁(2008),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유엔 비회원 옵저버 국가 지위 획득(2012), 2차 가자전쟁(2012), 3차 가자전쟁(2014),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2021) 그리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스라엘은 인구 9,375,695(2021)GDP 5,220억달러(2021)의 규모다. 이에 비해 팔레스타인은 5,483,450(E, 2023), GDP 363억달러(E, 2023)에 불과하다. 국토 면적도 이스라엘의 29%. 그마저 남북 45km, 동서 5~12km의 가자지구는 65km의 분리장벽에 갇혀 있다. 서안지구는 강 건너 요르단과 연결되어 있지만 가자는 고립 그 자체다. 정상적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이 어렵다.

대대로 평화롭게 살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내쫓으며 정복자로 들어와 자신의 터전을 마련한 이스라엘과의 근원적 갈등 외에 주된 갈등은 세 가지다. 첫째, 팔레스타인 주민의 생활을 방해하고 괴롭히는 유대 정착촌과 분리장벽 문제. 둘째, 종교적 상징 동()예루살렘 점유 해제와 무력으로 확장한 골란고원 등 영토 반환 문제. 셋째, 이스라엘 건국으로 촉발된 팔레스타인 난민의 귀환 문제. 여기에 강한 군사, 경제, 외교력을 바탕으로 팔레스타인에 대해 무례하게 행사하는 폭력과 억압의 행태가 더해진다. 하마스의 침공과 인질 납치는 자신의 도덕적 명분을 잃게 했지만 동기적 정당성의 대항 폭력을 주장하는 하마스에게 이스라엘이 행했던 평시 폭력은, 지우기 힘든 명분을 제공한다. , 쌍방 폭력은 누구에게도 전쟁의 온전한 명분을 가지지 못하게 한다. 가장 힘든 것은 가자 주민들이다. 그들이 마음속으로 하마스를 지지하던 지지하지 않던 물리적인 피해는 그들 몫이다. 이스라엘의 일상적 억압에 못 이겨 저항한 주민들이 결국 맞게 되는 공적 폭력의 결과는 끔찍하다. 게다가 이런 폭력을 즐기는 듯한 인상을 주는 장면이 보이는데, 자중해야 한다. “폭력은 결국 스스로 패배하게 된다.”는 마틴 루터 킹의 말이 떠오른다. 폭력은 나쁘다. 삶의 기반을 해치는 단절과 억압 즉, 간접 폭력을 포함해서 말이다.

'시오니즘(Zionism)'으로 상징되는 유대주의 정신을 1875년이나 계승하며 강력한 잠재력을 축적, 건국을 이룬 이스라엘은 정말 대단하다. 경제력, 물리력을 쌓아 적으로 둘러싸인 정신적 고향에서 마침내 자립했다. 그러나 이 순간 그들이 추구해야 하는 진정한 정신, 진짜 시오니즘이 무얼까 궁금하다. “여호와께서 천천의 수양이나 만만의 강수 같은 기름을 기뻐하실까. ...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구약성경 미가서 6:7,8에서)

 

저자 소개     

       서귀포시 출생,  남주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도시공학 박사

       건축시공기술사,  (주)델로시티 상무

       서경대학교 경영문화대학원 경영학과 겸임교수                            

       서울시 중구 건축위원회 심의위원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