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통원 대표

한국 아르브뤼 협회 창립
2009년 최초 전시회 개최
아르브뤼 작품 1만점 소장
제주지역 미술관 건립 추진

“스위스 로잔에 있는 아르브뤼 미술관은 세계적인 명소이다. 제주 아르브뤼 미술관도 한국의 아르브뤼로 서귀포시를 세계에 알릴 것이다”

고근산 자락에 위치한 아르브뤼 갤러리에는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아르브뤼 작가들의 작품 50여점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은 2008년에 한국 아르브뤼 협회를 창립하고 (사)한국아르브뤼 아웃사이더 협회 아트 협회를 이끄는 김통원 대표(66)가 만든 아르브뤼 작가들의 전시장이다.

이들 작품들에서는 체계적인 미술교육을 받지 못한 정신장애인들이 조현병 등에서 오는 광기를 A4용지에 크레파스 등으로 자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표출했다.

김 대표는 20여년 전 아르브뤼에 매료돼 전국 정신병원을 찾아 아르브뤼 작품을 수집했다. 이들 작품 중에는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주영애 작가, 동물과 로봇을 그린 이종우 작가, 귀여운 동물 그림을 그린 김정명 작가 등의 작품이 있다. 이런 작품들을 포함해 김 대표가 20여년간 수집한 정신장애인들의 작품은 총 1만여점에 이른다.

김 대표는 그동안 세계적인 아르브뤼 학회에 참석해 한국의 독특한 선화(禪畵)의 예술성을 부각시켰다. 특히 수차례 아르브뤼 전시회를 개최하기도 했는데, 몇년 전에는 걸레스님 중광이 마지막까지 소장한 작품들을 중심으로 전시회를 개최했고, 최근에는 국회의원 회관에서 전국 아르브뤼 아웃사이더 아트 공모전 전시회를 개최해, 정신장애인과 작가를 발굴해 전시하고 예술활동을 지원했다.

김 대표는 제주 아르브뤼 미술관(가칭) 건립을 추진 중이다. 제주 아르브뤼 미술관은 300평 규모의 아르브뤼 전용 미술관으로 정신장애인 수련실도 운영된다. 현재 제주 아르브뤼 미술관은 건립 행정절차 중 건축허가를 남겨두고 있고, 30여억원에 달하는 미술관 건립 기금을 모금 중이다. 

김 대표는 “아르브뤼는 외국에서는 대중적이지만 한국에서는 그렇지 않다. 제주 아르브뤼 미술관에는 세계적인 국내 작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될 것이다”라면서 “한국 아르브뤼가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정신장애인과 일반인이 아르브뤼라는 예술도구로 공감하며 서로간에 사회통합이 이뤄지길 바라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제주도 농업기술원 서귀포농업기술센터 지원으로 아르브뤼 갤러리 인근에 농촌융복합 치유농장인 제주아트팜이 조성됐다. 이곳을 찾은 정신장애인들은 치유텃밭을 가꾸며 창작활동을 도모하고 치유와 재활에 전념했다.

프랑스어 아르브뤼(Art Brut)는 ‘원시적인’ ‘가공하지 않는’ ‘순수한’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좁게는 ‘정신장애인 작품’을 말하고 넓게는 ‘아웃사이더 아트’, 더 넓히면 ‘주류미술과 다른 파격적인 예술 작품’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아웃사이더 아트’라고 하며 중국에서는 ‘원생예술’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성균관대에서 교수를 역임한 김통원 대표가 아르브뤼라는 개념을 소개하고 2009년에 최초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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