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해야 할 역사 ‘남영호 참사’
15일, 서귀포서 추모예술제

지난 15일 오후 남영호 참사 53주기를 맞아 추모예술제에서 서귀포 앞바다 해상 헌화가 진행됐다. (사진=방자연 인턴기자)
지난 15일 오후 남영호 참사 53주기를 맞아 추모예술제에서 서귀포 앞바다 해상 헌화가 진행됐다. (사진=방자연 인턴기자)

()남영호기억과추모사업회는 15일 오후 127분부터 천지연폭포 칠십리 야외공연장과 앞바다에서 남영호 참사 53주기를 맞아 제4회 추모예술제 끝나지 않은 진실을 열었다.

이 행사는 53년 전 19701215일 새벽 127, 서귀포와 부산을 잇는 정기 여객선 남영호가 운항 미숙과 화물 과적으로 침몰한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를 위로하기 위한 자리다.

추모사업회에 따르면, 당시 남영호는 정원보다 많은 338명을 태우고, 적재량보다 많은 화물 209톤을 싣고 출항했다. 결국 338명 승객 중 323명이 희생됐다.

이날 추모예술제는 서귀동 어촌계의 도움으로 새연교 다리 위에서 해상 헌화, ()남영호기억과추모사업회 강유신 이사의 323명의 넋을 기리는 호명식이 이어졌다.

이어 무용가 김하월의 영신맞이 진혼무, 남영호 참사 유가족인 무용가 박연술의 살풀이, 예당다도협회 문숙희 회장의 헌작, 추모곡 계선주 헌주(오덕화·장성훈), 한국예총 서귀포지회 윤봉택 회장의 기도, 참사 4일 뒤 발표된 김광협 시인의 '바다여 말하라' 헌시 낭송, 오승철 시인의 추모시 낭송과 송신에 이어 해원·화해·상생을 염원하는 뒤풀이 한마당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사이판에서 추모예술제를 참석을 위해 온 유족은 행사중 눈시울을 붉혀 눈길을 끌었다.

서귀포 천지연폭포 칠십리야외극장에서 남영호 조난자 유족인 춤꾼 박연술(53) 씨가 아버지를 기리는 살풀이를 진행했다.
서귀포 천지연폭포 칠십리야외극장에서 남영호 조난자 유족인 춤꾼 박연술(53) 씨가 아버지를 기리는 살풀이를 진행했다. (사진=방자연 인턴기자)

이날 유족이면서 323명의 호명식을 진행한 서귀동 어촌계 강유신 이사는 제주도에서 제일 큰 참사인데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이제 내가 마지막 세대인데, 우리 세대에서 무너지면 안될 거 같아서 유족들이 자발적으로 추모를 위해 ()남영호기억과추모사업회를 결성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4회째 추모예술제를 진행하게 됐다라며 정부차원에서도 유가족이나 남영호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남영호 조난자 유족인 춤꾼 박연술(53) 씨는 올해 제주에 내려온 지 11년 됐는데, 남영호 사고로 아버지를 잃었는데 내려오자마자 아버지 흔적부터 찾았다. 당시 돈내코 안에 위령탑이 있었는데 흉물스럽고 문도 닫혀있어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라며, “유족 회장님이 계속 시에다가 얘기해서 현재 있는 정방폭포 인근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는데 시에서 유족으로서 춤을 춰달라는 요청을 받고 지금까지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살풀이를 아버지를 위해 췄지만, 그 다음 해에는 엄마가 아버지를 보내는 위무를 췄다. 올해는 파도에 휩쓸려 돌아가신 아버지의 바다를 형상화한 춤을 선보였다고 말했다.

박 씨의 부친이었던 박상권 씨는 남영호 침몰 사고 때 배에서 사무장으로 일했었다. 침몰 사고가 나자 선원들은 조타수가 운전하는 구조선을 타고 다 도망갔다. 배에 남았던 박씨의 부친은 한 사람이라도 살리려고 귤 상자를 바다에 던졌고, 결국 소용돌이에 쓸려 남영호와 함께 침몰하는 참사를 당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연예예술인협회 서귀포지회가 주관한 추모 예술제에는 자농 보카시비료, 지산철강, 재성철강, 서귀포신문사, 서귀포시소상공인연합회, 좋은사람들, 카노푸스음악회, (사)탐라문화유산보존회 등이 협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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