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금의 마음시 감상(120)
나 그대의 풍경이 되어 주리라
여경희
나 그대의 풍경이 되어 주리라.
그대 갈매기 되어 날아가면
나 잔잔한 바다 되어 함께 가고
그대 비를 맞으며 걸어가면
나 그대 머리 위 천막 되어 누우리라.
그대 지쳐 쓰러지면나
바람 되어 그 여름 밤
그대 잠 못 이뤄 뒤척이면
방충망 되어 그대 지켜 주리라.
눈이 와서 그대 좋아라 소리치면
난 낙엽 떨어지는 날 그대 낙엽 주우면
난 그 낙엽 되어 그대 책 안에 갇히리라.
그렇게 언제나 그대 있는 곳에
나 그대의 풍경이 되어 주리라.
사진=pixabay
<마음시 감상>
시인 문상금
챗봇에게 물어보았다.
‘사랑’이란 무엇이냐고. ‘나의 사랑은 꽃 같아/내게 소중한 사람을 생각할 때/그 사람의 얼굴을 생각할 때/생각할 때마다 꽃 같이 피어//’
이런 놀라운 시대를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거침없는 날카로운 언어가 난무하는 현대시보다 어쩌면 더 서정적으로 와 닿는 부분도 있다. ‘얼굴을 생각할 때마다 꽃 같이 피어나는 사랑’이나 ‘갈매기 날아가면’ ‘나 잔잔한 바다가 되어 함께 가는’ 사랑이나 혹은 ‘언제나 그대 있는 곳’에 ‘그대의 풍경이 되어주는 사랑’같은 시속에 내포된 사랑의 의미는 한 맥락이다.
갈수록 미래의 시대는 예술의 영역까지도 더 많이 인공지능들로 대체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이 된다. 예술적 고유의 감성을 더 깊이 세밀히 파고들어 시어 하나라도 심혈을 기울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