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리뷰]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 (처음북스, 2021)

책의 표지
책의 표지

‘제주도로 퇴근을 한다’ 라는 제목에 끌렸다. 

제주도로 퇴근을 한다는 게 무슨 의미가 담겨 있을까라는 궁금증에 읽어보게 된 책 <<나는 제주도로 퇴근한다>>는 모두 3장으로 구성되어져 있으며 제 1장은 서울에서 초등교사 생활을 한 저자가 제주의 초등학교 교사로 오게 된 계기와 적응하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제 2장은 현재 제주도에 살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극복과정 그리고 소소하지한 특별한 제주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마지막 제 3장은 당근마켓이 활성화 된 제주 쇼핑 꿀팁 등 제주도로 이주한 이주민이 알려주는 제주도민으로 즐기는 제주도 활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울에서 살던 초등학교 교사 부부가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아이들과 제주도로 내려와 제주살이를 살아가고 있는 학교 선생님의 이야기로 제주살이에 대한 로망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을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제주살이 삶을 재미있게 그리고  솔직담백하게 담아내고 있던 책이다. 

“나는 서울과 단절하고 싶었다. 더 나아가 육지의 모든 것과 단절하고 싶었다. 내가 교사로서 사회생활을 해 왔던 그곳, 다양한 인연을 맺으며 살던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주도여야 했다. 모든 직장이 그렇겠지만 제주도로 내려오기 전에 근무하던 학교에서 인간에 대하여 깊은 회의를 느꼈다. 제주도에 내려오지 않고 서울에서 계속 살았으면 어땠을까? 아마도 제주도 불치병은 여전했을 것이다. 제주도에 내려와야만 낫는 몹쓸 제주 병, 제주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아 소화제 대신 커피를 마시며 조금씩 나아지는 중이다.” 
P-27~28 <제주, 그 몹쓸병> 중에서.

내가 일본의 오키나와와 호주 시드니를 여행하고 1년여간 워킹홀리데이 생활을 하며 살았을 때 앓았던 열병을 떠올리게 했다. 토박이가 아닌 저자처럼 외지인의 관점으로 바라본 두 도시에서의 삶은 여유롭고 한적해 토박이로서 살아가던 제주에서의 답답한 생활과는 다르게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줘 이곳에서 평생을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기에 저자가 앓았던 몹쓸 제주병이라는 의미가 공감이 갔다.

“내가 제주도에 살면서 새롭게 알게 된 것 중의 하나가 제주 도민들도 관광객처럼 놀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캠핑장이나 호텔에 가면 관광객보다 제주 도민이 더 많을 때도 있다. 제주도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뭐 특별할 게 있겠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일수록 호텔과 캠핑을 좋아한다. 육지로 여행 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기에 휴일이 되면 제주도 어디든 놀러 다니고 싶은 것이다. 아무리 좋은 집에 살아도 집은 집이다. 집을 벗어나야 여행 기분이 난다.” 
P-220 <제주도민은 호텔을 좋아한다> 중에서.

제주 토박이중의 한명인 나도 시간적 그리고 경제적인 이유로 잠자리가 바뀌어야 비로소 여행지에 온 것임을 간접적으로나마 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호텔을 자주 가는 편이라 한번씩은 집이 아닌 호텔에서 호캉스를 즐기는 편이다. 가성비 호텔부터 비싸기로 이름난 유명 호텔과 유명한 카페와 맛집등을 돌아다니며 관광객 모드로 서귀포와 제주시 곳곳을 누비다 오곤 하는 편이라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러나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저자가 앓았던 몹쓸 제주병이라는 단어가 토박이들에게서는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음을 말해주고 싶다. 

이건 제주토박이와 제주 이주민의 제주살이 삶은 다른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었으면 한다. 토박이들은 제주살이에 대한 환상도 없으며 그저 태어나고 자란 곳이 제주도였기에 제주바다와 숲등이 특별해 보이지 않는다. 

누가 옳고 그르고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도를 바라보는 관점 자체가 다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몹쓸 제주병을 앓고 서울에서 부장교사까지 했던 저자가 탄탄대로가 보장되어 있는 서울에서의 삶을 포기하고 제주도에서 다시 임용고시에 도전해 제주에서 교편생활을 하며 서울에서의 삶보다 제주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이 행복감과 만족감을 높게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제주로 이주한 육지사람의 현실적인 제주살이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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