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가 인구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인구소멸은 한마디로 ‘사람이 살지 않는 도시’가 된다는 무서운 의미기도 하다. 서귀포 지역 출생아 수가 매년 줄고 있다. 특히 서귀포시 정방동 지역은 지난 2022년에는 2건, 2023년에는 3건 등 2년 동안 단 5건의 출생신고만 이뤄졌다. 출생신고 건수가 아닌 통계청이 공식적으로 집계한 출생아 수도 2015년 1200명대던 것이 5년 만인 2019년에 1000명 이하로 떨어지는 등 지난 2021년에는 800명대로 2015년 대비 3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귀포 지역 신생아 수가 감소한 것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이 가운데 통계청 통계자료를 근거로 추정해 보면 혼인 건수 감소에 따른 영향도 상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인구 동향 조사에 따르면 서귀포 지역 혼인 건수는 2015년 980건, 2016년 971건, 2017년 919건, 2018년 972건, 2019년 901건 등 900건대를 유지하다가 2020년 들어 767건으로 급감했고, 2022년에도 728건으로 전년보다 39건(5.1%) 감소했다.

제주연구원이 2021년 7월 발표한 고태호 선임연구위원의 정책 연구 ‘서귀포시 인구정책 방향 및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서귀포시는 인구소멸 위험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고태호 선임연구위원은 서귀포시 인구소멸 위험지수를 2029년 0.34(소멸 위험진입 단계)에서 2037년 0.22(소멸 위험진입 단계) 등으로 서귀포가 인구소멸 위험 지역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2010년을 전후해서 서귀포 지역 인구가 증가하기도 했다. 귀농·귀촌인 과 은퇴자 등 유입 인구가 늘어난 것이 서귀포 인구 증가의 영향 가운데 하나로 해석되기도 했다. 서귀포 지역 인구 문제는 어제오늘 갑자기 발생한 현상이 아니다. 원도심과 농어촌 지역 쇠퇴 현상 및 지역간 불균형 심화 등 다양한 사회·경제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서귀포 지역 인구는 지속해서 감소했다.

이 시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일시적으로 인구가 증가했던 시기다. 인구가 증가했던 시기 역시 서귀포 지역은 현재와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문제는 있는데 답을 찾지 못한 결과로 해석된다. 서귀포 지역 출생아 수 감소에 따른 인구 감소는 예견된 현상이지만, 이를 막거나, 늦출 뚜렷한 방안은 없다. 정부와 제주도 정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행정 구조적 문제도 심각하다.

서귀포 인구가 증가했던 시기 이른바 ‘이주 붐’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이주 열풍은 1년, 2년 만에 사그라들지는 않았다. 불편하다는 단점보다는 서귀포에 사는 장점이 더 컸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은 장점보다 단점이 더 커지면서 결국 서귀포시는 ‘떠나는 도시’ 신세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서귀포시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줄어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아예 신생아가 없는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멋들어진 구호보다는 사람을 움직이는 현실적인 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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