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강호남 도시공학 박사

2024년은 불황의 그림자에서 출발하고 있다. 고금리가 지속되고, 원자재는 계속 오르고, 집값은 반등했다 다시 떨어지고 있다. 식료품점에 가면 오르는 물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파 한 단이 얼마였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반도체 시장도 좋지 않다. 제조업체들은 인력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기야 작년 말에는 대형 건설업체 한 곳이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23년도 건축설계 시장은 불황이었다. 신규 건축허가 접수가 현저히 줄었다. 건설사들 일감도 급격히 감소했다. 그 여파가 올 초까지 이어져 최근에는 건설현장의 준공 책임을 놓고 금융기관 간의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건설부동산업계 전반이 불황으로 진통 중이다.

부동산업에 종사하는 한 선배가 물었다. “요즘 어때?” 새로운 일은 거의 하지 않고 지내고 있다고 대답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책이나 영상을 자주 본다고 덧붙였다. “그건 나와 똑같구나.” 반가워하며, 자신도 정신무장을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에 자기계발서를 보며 아침 조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오래 버티기 위해서라고 했다.

자기계발에서 큰 화두 중 하나는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간절히 바라면, 그것이 끌어당겨져 자신에게 나타난다는 주장이다. 시크릿으로 대표되는 다양한 자기계발서에 소개되고 있다.

소개되는 끌어당김의 법칙 원리는 이렇다. 당신이 하는 모든 생각은 실체이며, 끌어당기는 힘이다(프렌티스 멀포드). 생각은 무형의 실체에서 유형의 재화를 산출할 수 있는 유일한 힘이다(월리스 와틀스). 온 우주가 의지하는 가장 위대하고 정확한 법칙이다(찰스 해낼). 당신이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을 끌어당긴다(존 아사라프). 마음으로 본다면 손으로 쥐게 될 것이다(밥 프록터). 당신이 원하는 것을 생각하고 온 힘을 다해 거기 집중하면, 끌어당김의 법칙은 바로 그것을 확실하게 당신에게 돌려보낸다(리사 니콜스). 당신이 마음속으로 가장 많이 생각하는 것이 당신에게로 끌려간다(마이클 버나드). 시크릿의 저자 론다 번은 이렇게 요약한다. ‘인생의 커다란 비밀은 바로 끌어당김의 법칙이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은 2008년이었다. 한 건설회사 사장님이 추천하셨다. 그분은, 자신은 이 원칙을 마음에 품고 실천함으로써 재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사람의 정신을 고양하는 명상의 방법이나 역경에 처한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는 방법으로 SNS에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어떤 사람들은 이 법칙의 도움을 받았다 말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그저 위안을 받고 끝날 뿐이다. 아니면 말고 식으로 로또 1등에 당첨되게 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끌어당김의 법칙이 잘못이거나 작동하지 않는 것은 아닐 텐데 무엇이 문제일까?

존 아사라프는 끌어당김의 법칙은 행동의 법칙으로 보완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보통 사람들은 끌어당김의 법칙을 실천 즉, 생각하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알지만, 행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한다. 이것은 기도하면서 동시에 발을 부지런히 놀리라는 탈무드의 격언과 같다고 했다. 월리스 와틀스는 생각이 가져오면 행동이 받아야 한다고 했다. 조셉 머피는 잠재의식이 주는 선물을 받은 후에는 자신을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했다. 밥 프록터는 마음이 바라는 만큼 몸이 움직인다고 했다. 끌어당김의 법칙을 보완하는 것은 행동의 법칙이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끌어당기고 싶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돈이 필요할 때, 일이 필요할 때, 계약 성사나 주문발주가 필요할 때, 매상이 필요할 때, 입학 허가, 결혼, 승진과 더 많은 수입이 필요할 때, 인간관계 돌파구가 필요할 때 그런 마음이 든다. 어려운 시기에 그 마음은 더욱 간절해진다. 그렇다면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원하는 것을 떠올려 보자. 원하는 것을 입으로 말해 보자. 원하는 것을 정했다면 행동할 시간이다. 멈추지 말고 행동하자. 원하는 것은, 결국 나에게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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