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금의 마음시 감상(122)

동백꽃
                                                                                                 윤용운

동백꽃이
아름다운 거는
눈 속에 꽃이
피었기 때문이다

동백꽃이
행복한 거는
떨어져도 꽃동산이
되기 때문이다

동백꽃이
사랑스러운 거는
가슴속에
동백이 있기 때문이다

동백꽃이
아픈 것은
까맣게 멍들은
내 가슴이기 때문이다

 

<마음시 감상> 

시인 문상금

동백꽃의 꽃말은 ‘그 누구보다 당신을 사랑합니다’이다. 동백은 세 번 꽃을 피운다고 한다. 푸른 잎과 나뭇가지에서 한 번 통꽃으로 떨어져서 한 번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의 애틋한 가슴에서도 마지막으로 피어나서 비로소 그 목숨을 다한다.

한겨울 길거리 발길 닿는 곳마다 피고 지는 동백은 때로 많은 위안이 되기도 한다. 서귀포에는 수평선만 있는 줄 알았더니 동백 꽃송이 톡톡, 겨울이 왜 이리 따스한지 동백 꽃송이 고운 불빛들이 밤낮 대답하고 서귀포에는 절벽마다 그리움 기둥들이 많아 볼 붉힌 동백들이 이토록 붉게 피어난다고.

그 흔한 동백꽃을 바라볼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도록 내려앉는 것은 미처 다 하지 못한 말, 까맣게 멍든 가슴이 남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헝겊 동백꽃을 달았다. 그것은 가장 마지막 숨결인 심장을 닮아 오래도록 피어있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