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전 마지막 오일시장
시민과 관광객 등 발길 북적
흥정하며 명절 분위기 물신
상인, 손님 모두 고물가 부담

2024년 갑진년 설을 앞둔 지난 4일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은 명절 준비에 나선 서귀포 시민과 주말 제주를 찾은 관광객 등으로 북적였다. 예년보다 껑충 뛴 가격에 지갑을 여는 데 주춤 거리지만, 그래도 차례상에 올릴 제수품 가격을 깎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과일 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그 동안 물가가 오른만큼 따라 오르지 못한 과일이 이제야 제값을 받고 있는 것 같아 농가를 생각하는 서귀포 시민도 마음 한 켠은 든든하다.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으로 활기를 잃었던 서귀포 민속오일장이 설 대목을 앞두고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아 모처럼 북적였다. 

4일 서귀포시 민속오일장이 이른 아침부터 설 차례상을 차릴 제수용품 등을 사러온 시민과 설 분위기를 만끽하러 온 관광객 등 방문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평소보다 방문객이 많아 서귀포 민속오일장 주차장 입구에서는 밀려오는 차량을 안내하는 주차 봉사단원들이 주차 안내하기에 바빴다. 또한 설 대목을 기다렸던 상인들은 새벽부터 가판대에 설 성수품들을 진열하고는 손님을 맞았다. 시장 곳곳에서는 상인과 손님들의 정겨운 흥정소리가 들렸다. 명절이라 적게나마 덤으로 얹어주는 상인들의 인심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방문객들은 시장을 거닐다가 지인을 만나면 반갑게 웃으며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시장을 다니며 입맛에 음식점을 찾아 식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치솟은 물가때문인지 양손 가득 제수용품이 담긴 장바구니와 비닐봉지를 들고 다니는 방문객은 많지 않았다. 

보목동에 거주하는 A씨는 “명절이 다가오니, 오일장을 찾았다. 생각보다 제수용품 가격이 높아 명절이 며칠 남아 있어서 매일올레시장도 찾아 가격을 비교해서 제수용품을 사려한다”라고 말했다. 

대포동에 거주하는 B씨는 “사람들이 많이 보여 시장이 활기가 넘친다. 생선가게와 과일가게를 들렀는데, 너무 비싸다. 그래서 필요한 제수용품만 샀다”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러다보니 상인들도 한숨이 짙어졌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C씨는 “작년 설 대목에는 식사할 시간도 없을 정도로 붐볐다. 올해는 생선가격이 높지 않은데도 손님이 거의 없다. 생선을 사더라도 작년에는 제수용품과 반찬거리 생선도 샀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 경기가 안 좋긴 한 모양이다”라며 한숨을 쉬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D씨는 “작년 설과 추석에 비해 사과와 배는 가격이 무척 올라서인지, 손님들이 대부분 낱개로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 귤은 거의 사가는 손님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제주상공회의소는 지난 28일 기준 제사용품 가격을 발표했다. 조사품목은 26개 품목으로 이들 중 가격이 상승한 품목은 11개이다.
작년 대비 설 물가 상승 상위 10개 품목은 가운데 가장 높은 건 사과(42.9%)였다. 이어 단감(40.0%), 배(33.3%), 귤(33.3%), 애호박(33.3%), 대추(28.3%), 콩나물(25%), 곶감(22.4%), 팥시루떡(14.3%), 옥돔(14%) 순이다.
올해 설 차례를 준비하는데 드는 비용은 4인 가족을 기준으로 33만 1510원이 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설 30만 2630원보다 8.7% 오른 가격으로 제주지역 차례상 비용으로는 역대 최고다. 

제주상공회의소 관계자는 “가격이 오른 사과· 배 등 제수용품 소비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에 대해 정부에 추진 중인 유통물량 확대 및 할인 지원 정액을 조속히 실시해 설 물가 안정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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