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무한변신 프롤로그]

전통시장 침체 탈출 성공
관광지 등으로 자리 매김
상설·오일시장 매력 풍성
지역 문화·정서도 담아내

서귀포오일장
서귀포 전통 오일장

재래시장으로 불리던 전통시장 등 골목 상권이 꿈틀 거리고 있다. 전통시장이 서귀포 지역 경제의 버팀목으로 성장한 데 이어 관광객이 몰리는 유명 관광지 역할을 하는 등 변하고 있다. 서귀포신문은 서귀포 풀뿌리 지역 경제의 핵심인 서귀포 지역 전통시장을 육성하기 위해 서귀포 지역 상설시장과 오일시장 등을 찾아 시장 사람들이 전하는 시장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려고 한다.

▲변화하는 전통시장
서귀포 지역에서는 2010년 전후만 해도 전통시장 또는 재래시장 등 ‘골목 상권을 살리자’라는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대형마트 진출과 온라인 상거래 활성화, 인구 감소 등 각종 사회적 현상 등으로 인해 서귀포 시민의 문화와 정서가 녹아있는 전통시장이 ‘침체의 늪’을 빠져 나오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2024년 현재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등 전통시장은 서귀포 지역 경제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제주도를 찾는 국내·외관광객 등이 전통시장을 필수 방문코스로 선정하는 등 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장소에서 관광지자, 쉼터, 서귀포 시민의 생활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해 초 발표한 2022년 제주지역 전통시장 및 상점가 매출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서귀포매일올레시장과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은 서귀포를 넘어 제주 지역 골목 상권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제주도가 지난 2022년 제주지역 정기시장 9곳, 상설시장 14곳, 상점가 5곳 등 모두 28곳의 전통시장 및 상점가를 대상으로 매출 동향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제주도내 전통시장 및 상점가의 하루 평균 매출액은 8516만원이고, 방문고객은 하루 평균 6090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하루 평균 매출액이 가장 높은 전통시장은 정기시장에서는 제주시민속오일시장(4억3759만원)에 이어 서귀포향토오일시장(2억8769만원)으로 집계됐다.
상설시장에서 동문재래시장(3억2727만원)에 이어 서귀포매일올레시장(1억7822만원), 중앙지하상가(1억3542만원) 등의 매출 규모가 컸다.

상점가에서는 서귀포중심상가(1억2488만원)의 매출 규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2022년 하루 평균 매출액은 2021년보다 4.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루 평균 매출액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이 오락·문화 및 음식·숙박 등에 치중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코로나 완화 효과가 아직 전통시장·상점가 매출에 미치지 않았기 때문으로 제주도는 분석했다.

2022년 하루 평균 방문 고객은 서귀포향토오일시장 2만8833명, 서귀포매일올레시장 9034명, 서귀포중심상가 3822명 등이다.
제주지역 전통시장은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살려야 할 대상’이었지만, 현재는 ‘배워야 할 대상’이 된 것이다.

2024년 전통시장은 옛날부터 내려오는 ‘재래시장’에 현대적 감각이 덧붙여지면서 전통과 지역 주민의 삶, 문화, 여유와 쉼이 있는 다목적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통시장은 농수축산물을 비롯해 지역에서 생산하는 상품을 판매하고, 상인은 지역 금융권을 이용하는 등 상품과 자본이 지역에 머물면서 서귀포 경제의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1년 내내 색다른 모습

서귀포 지역 전통시장은 상설시장인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모슬포중앙시장 등 2곳과 서귀포향토오일시장, 중문오일시장, 대정오일시장, 고성오일시장, 표선오일시장 등 오일시장 5곳 등 모두 7곳이다.

서귀포매일올레시장과 모슬포중앙시장은 매일 개장하는 상설시장으로,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관광객 등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을거리뿐만 아니라, 생활필수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특히 5일마다 장이 서는 오일장은 서귀포 지역에 모두 5곳으로 서귀포향토오일시장은 끝자리가 4일, 9일에, 중문오일시장은 3일과 8일에, 대정오일시장은 1일과 6일에, 고성오일시장은 4일과 9일에, 표선오일시장은 2일과 7일에 각각 장이 선다.
매월 1일, 11일, 21일, 31일에는 대정오일시장이, 매월 2일, 12일, 22일에는 표선오일시장이, 매월 3일, 13일, 23일에는 중문오일시장이, 매월 4일, 14일, 24일에는 서귀포향토오일시장과 고성오일시장이 연다. 또 매월 6일, 16일, 26일에는 대정오일시장이, 매월 7일, 17일, 27일에는 표선오일시장이, 매월 8일, 18일, 28일에는 중문오일시장이, 매월 9일, 19일, 29일에는서귀포향토오일시장과 고성오일시장이 선다.
매월 5일, 10일, 15일, 25일 등 4일을 빼고 한달 26~27일은 서귀포 지역별로 오일장이 서는 셈이다.

서귀포 지역 상설시장과 오일시장 등 전통시장 점포는 서귀포매일올레시장 207개, 모슬포중앙시장 64개, 서귀포향토오일시장 534개, 중문오일시장 58개, 대정오일시장 198개, 고성오일시장 67개, 표선오일시장 61개 등 모두 1189개다.
서귀포 지역 전통시장에서 모두 1189개 점포가 농수축임산물을 비롯해 먹을거리, 기념품, 공산품, 생활필수품, 농기구, 가축, 관상어 등 말 그대로 없는 것 빼고 다 팔고 있다.

특히 오일시장은 지역 특산품과 지역 주민들이 텃밭 등에서 기른 신선한 채소 등을 파는 이른바 ‘할망 장터’ 등 지역 문화와 정서 등도 엿볼 수 있다.

▲흩어지면 죽고, 뭉치면 산다

제주지역 시장은 정기시장 9곳, 상설시장 14곳, 상점가 5곳 등 모두 28곳의 전통시장 및 상점가가 있다.

이 가운데 서귀포 지역 전통시장은 상설시장인 서귀포매일올레시장, 모슬포중앙시장 등 2곳과 서귀포향토오일시장, 중문오일시장, 대정오일시장, 고성오일시장, 표선오일시장 등 오일시장 5곳 등 모두 7곳이다.

시장 한 곳을 육성하고, 활성화시키면 주변 다른 전통시장은 좋은 영향이든지, 좋지 않은 영향이든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지역 전통시장은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 등으로 인해 지역 주민을 기반으로 입도 관광객 등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수도권 거주 주민이 부산 등으로 수산물을 사러 가서 돌아오는 등 1일 생활권이 가능한 것과 달리 제주도는 타 시도 주민 이동이 아닌, 관광객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문가들은 제주지역 재래시장 간 경쟁 체제가 아니라, 재래시장별로 특색을 갖춰 관광객을 유인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서귀포시상공회 주최, 서귀포신문사 주관, 서귀포시 후원으로 열린 ‘올레시장의 경제효과를 지역경제로 확산시키는 방안은’ 주제 서귀포시 경제토론회에서 좌장을 맡은 방호진 제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제주도에는 상설시장, 전통시장 등 상점가가 많다”라며 “제주의 경제 규모를 고려했을 때는 상점가가 많다고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방호진 교수는 “어느 한 전통시장을 잘 해보자라고 한다는 것은 결국은 그 옆에 있는 전통시장은 어떻게 하라는 거냐라는 이야기로 번질 수밖에 없다”라며 “서귀포 전체, 제주 전체의 전통시장을 앞으로 어떻게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끌고 갈 것인가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통시장이 지역 주민을 기반으로 한 삶과 문화, 역사가 깃든 장소인 만큼 지역 주민이 아닌 관광객 위주로 재편하기 보다는 지역 주민을 중심으로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시장별 특화 전략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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