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영 / 안덕면사무소

공직사회는 친절을 선택이 아닌 당연한 의무로 여기며, 무한한 친절 행정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한다. 그럼에도 공무원은 불친절하다라는 인식은 여전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우리는 자연스레 민원인이 생각하는 친절이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다.

업무를 하다보면 공정성과 적법성에 따라 민원인이 요구하는 방향대로 처리해줄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말하는 AI처럼 무조건 NO가 아닌, 이해와 동의를 구하며 민원인의 상황을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여주었을 때 오히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받기도 한다. 이처럼 민원인이 느끼는 친절의 우선순위는 밝은 인사, 업무 숙련도 등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업무 처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소통과 공감하는 자세라고 생각한다.

민원을 원만하게 처리하여도 무표정에 형식적인 말투, 사무적인 태도는 불쾌한 인상을 주기 쉬운 반면, 상대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였음에도 나는 당신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있어요를 표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사람은 일종의 감정 복합체라고 이해받고 공감받길 원하기에 민원인 또한 우리의 온기가 담긴 말과 행동을 바라고 있을지 모른다.

공감이란 거창한 것 같지만 풍부한 감성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다. 상대에 대한 적절한 이해와 배려로도 친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상대 스스로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더 나아가 민원인과 나와의 얽힌 문제를 풀어주고, 곤란한 일을 수월하게 만들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 공감 친절의 효과가 덩달아 나에게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무감정 상태가 아닌 상대의 상황과 감정을 헤아리며, 건강한 관계를 맺어 나가는 자세를 필요하며, 이것이 민원인이 우리에게 바라는 친절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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