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금의 마음시 감상(123)

봄을 위하여

천상병

 

겨울만 되면

나는 언제나

봄을 기다리며 산다.

입춘도 지났으니

이젠 봄기운이 화사하다.

 

영국의 시인 바이론도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다고' 했는데

내가 어찌 이 말을 잊으랴?

 

봄이 오면

생기가 돋아나고

기운이 찬다.

 

봄이여 빨리 오라.

 

 

<마음시 감상> 

시인 문상금

봄비치고는 좀 풍요롭고 과격한 비가 내린다, 덕분에 온 대지는 축축해지고 새순들과 야생화들이 부쩍 자라고 있다. 만물이 소생한다는 것을 실감한다.

귀천이라는 시로 더 유명한 천상병 시인도 봄이여 빨리 오라하며 생기가 돋아나고 기운이 가득 차는봄을 간절히 기다렸음을 엿볼 수 있다. ‘이란 시어는 단순히 계절의 한 시기를 말할 수도 있지만 많은 시인들은 겨울을 서로 대비하여 저항에서 평화화합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어두움에서 밝음으로 많이 표현하기도 하였다.

시를 창작하는 과정은 다양한 시각을 통하여 적절하고 심도 있는 언어들을 발견하여 완성하는 일이다. 시대의 정신이나 철학이 내포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살아온 경험이나 환경이 직간접으로 차별이 되고 삶속으로 깊이 뿌리내릴 때 그 누군가는 공감을 하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위안을 받게 되는 것이다.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듯이모든 힘든 시간을 견디고 간절히 기다리면 찬란한 환희의 시간이 도래한다는 것을 천상병 시인은 봄을 위하여에서 노래하고 있다.

저작권자 © 서귀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