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크루즈 관광시장 활기…국제 관광객 소비패턴 등 변화
중국 하이난 면세한도 등 높여…강정 보세판매 유치 추진 관심

3일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입항한 중국 13만t급 대형 크루즈선인 아도라 매직시티호에서 내리는 관광객을 태울 전세버스들이 주차장에 길게 늘어서 있다.
지난 1월 3일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입항한 중국 13만t급 대형 크루즈선인 아도라 매직시티호에서 내리는 관광객을 태울 전세버스들이 주차장에 길게 늘어서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주춤했던 국제 크루즈선이 제주에 잇따라 기항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기대했지만 오히려 소비위축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와 서귀포시 등에 따르면 올해 지난달 29일 기준 21개 글로벌 선사가 운항하는 국제 크루즈 29척이 314항차에 걸쳐 제주를 찾을 예정인 가운데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하 강정항)에는 168항차 기항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222일 기준 국제 크루즈 선석배정 결과와 비교하면 강정항에는 75항차나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도내는 물론 서귀포 지역 크루즈관광 시장이 빠르게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중국 등 국제 관광객들의 달라진 소비 패턴 등으로 인해 오히려 지역 경제는 활기를 띠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국제 크루즈 관광객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인들의 쇼핑 및 여행 패턴은 중국의 현재 부동산 경기침체와 내수 부진 등 각종 악재가 지속되면서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에서 싼커(개별관광객), 쇼핑에서 체험으로, 대량소비에서 합리적 소비로, 해외여행에서 국내여행으로 급속히 변하고 있다.

또 중국인들은 코로나19 기간에 관광이나 쇼핑을 자국 내에서 해결하면서 자국 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인 일명 궈차오(애국소비)’ 트렌드도 확산 중이다.

더구나 중국은 대표적인 관광지인 하이난에 12개의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2020년부터 구매 한도를 기존 3만위안(500만원)에서 10만위안(1800만원)으로 상향했고 2025년에 하이난 섬 전체를 면세화 할 예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방한 중국 관광객의 쇼핑 비중은 201995.1%에서 202368.2%로 감소했다.

중국 여행사 관계자는 현재 강정항 기항 프로그램의 경우 쇼핑코스 5, 노쇼핑코스 4개 정도를 운영하지만 관광수요가 다양화돼 앞으로 노쇼핑 코스 8개 정도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정이 이렇자 서귀포 강정지역 한정특허인 보세판매장(시내면세점)’의 유치 추진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시내면세점은 관세법을 운영 근거로 해 외국인과 출국 내국인을 대상으로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에 따라 총포도검, 마약류 등을 제외한 물품을 구입한도에 제한 없이 판매할 수 있다.

대상품목 16, 구입한도 800달러로 한정된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등이 운영하는 지정면세점보다 국제 관광객들의 니즈를 반영한 상품 판매 확대로 경제 활성화의 기대감이 있다.

시내면세점 유치 사업은 서귀포시 강정 지역 발전사업 중 쇼핑 아울렛 조성사업이 지역상권 반발 등으로 추진이 어려워지자 강정마을회가 202112월 제주도에 건의하면서 타진됐다.

제주도는 지난해 2월 관세청의 현장 방문에 따른 실무협의와 지난해 3월과 4월 대기업 면세사업자 5곳의 참여 의향을 묻고 지난해 9월 기획재정부와 강정지역 한정한 특허 방안도 협의를 진행했다. 대기업 면세사업자 2곳과 지난해 10월 말 유치 협의를 진행하는 등 애쓰고 있다.

또한 서귀포시는 크루즈 선박 내에서 할 수 없고 지역 내 여행지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근거리 체험 콘텐츠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강정마을회가 보유한 전기자전거 50대 등을 활용 자전거 올레길코스 개발과 전국 최초로 조성한 맨발 황토길인 황토어싱광장 맨발 걷기체험, 제주 향토 음식 만들기 등 소득 창출 기반사업의 발굴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올레시장이나 관광지 등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수요태세 개선에 힘쓰며 지역 주민은 물론 도청과 관광공사 등과 협업해 자전거 투어 등을 준비 중에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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