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15일~올해 3월 7일...일조 작년 比 109.3일 적어
강수일수도 평년보다 6일 더...농작물 병 피해 등 '전전긍긍'

지난해 12월부터 지속된 흐리거나 비 날씨로 인해 일조량이 최근 사이 가장 적은 수준으로 줄어드는 이상기후가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농가에서는 병충해는 물론 착과 불량, 낙과, 기형과 발생 우려 등으로 인해 애먼 하늘만 원망하고 있다.

12일 농촌진흥청과 제주도농업기술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15일부터 올해 이달 7일까지 제주 지역 총 일조시간은 229시간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9.3시간, 평년 같은 기간보다 108시간이나 각각 줄었다.

1월 중 서귀포시는 열흘 비가 내리면서 평년보다 이틀 가량 많은 강수일을 보였다.

지난달의 경우에는 16일이나 비가 오면서 평년보다 6일이나 더 왔다.

이런 이상기후로 인해 2023년 겨울철 전국 강수량은 200를 넘어 관측 이래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겨울철 강수량이 200를 넘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직전 최고 기록이었던 1988년에 비해 무려 40.8많은 수치다.

서귀포시도 최근 기준으로 살펴보면 지난 216~이달 7일까지 강수량은 114.4로 전년(28.5)보다 무려 4배나 많고 평년(44.1)보다 2.6배나 늘었다.

이처럼 비날씨 등으로 인해 일조량이 부족한 상태가 3개월 넘게 이어지면서 지역 곳곳에서 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도농기원은 노지감귤의 경우 강수량 증가 등으로 인해 발아가 전년과 평년에 비해 빨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서리피해를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도내 해안지역의 발아기 예측 결과 제주시는 328~29일로 전년 대비 5, 평년 대비 8일 빠르고 서귀포시는 326~27일로 전년 대비 2, 평년 대비 8일정도 빠를 것으로 예상했다.

어린 순과 꽃봉오리가 서리피해를 입으면 꽃눈이 까맣게 고사하고 이후에 새순과 꽃이 늦게 발생하면 수량이 감소한다.

시설과채류 중 딸기는 잿빛곰팡이병 발생 등으로 현재 기준 수량은 평년 대비 50%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토마토는 현재까지 수량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지만 잿빛곰팡이병 피해로 수량 감소가 예상된다.

시설 오이의 경우 정식 후 저온피해가 있었다.

초당옥수수는 육묘 및 정식 시작 단계지만 잦은 비날씨로 인해 정식작업이 지연되고 육묘 중인 모종의 경우 일조부족과 고습에 의한 잎끝마름 증상과 노화가 진행되고 있다.

단호박은 일조부족으로 생육이 지연되고 마늘은 흑색썩음균핵병 및 뿌리응애 발생에 따른 방제작업이 진행 중이다.

더구나 4월에서 5월 사이에 수확을 시작하는 망고는 지금이 한창 비대해질 때지만 올해는 유독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조량이 부족해 열매가 제대로 크지 못하고 있다.

농작물 피해를 보고 있지만 이런 현상으로 인한 피해는 재해보험 가입 대상도 아니어서 농가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더구나 농산물 작황이 나빠지면 소비자물가가 오르는 악순환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 김창윤 서귀포농업기술센터소장은 서리 상습 피해를 보는 노지감귤원은 전정시기를 늦추고 피해가 발생하면 수세회복에 신경 써야 한다라며 기후변화에 맞는 농작업은 필수 사항이라고 농가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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