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5kg당 평균 1만1000원
전체 생산량은 40만t 밑돌듯
2002년 78만8000t 절반 수준
생산량 줄어 소득증가 미미

                                                                                                         일러스트 최정화
                                                                                                         일러스트 최정화

2023년산 제주 노지감귤 가격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감귤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제주도감귤출하연합회 등에 따르면 2023년산 노지감귤의 평균 국내 도매시장 경락 가격은 5㎏ 기준 1만1000원대를 넘을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1997년 감귤출하연합회가 출범하며 가격 동향을 파악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종전 사상 최고가는 2022년산 9308원이다.

이처럼 지난해산 감귤 가격이 높게 형성된 것은 기후 영향 등으로 인한 감귤과 다른 과일 생산량 감소, 사과 등 다른 과일 품질 저하, 감귤 당도 상승 등 고품질 생산 등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해산 노지감귤 생산량은 40만t 가량으로 잠정 집계됐다.

노지감귤 생산량은 1997년 감귤출하연합회가 감귤 출하량을 집계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997년 이후 노지감귤 생산량과 평균 가격(5kg 기준)을 보면 1997년산 69만3200t(3492원), 1999년산 63만8740t(3103원), 2001년산 64만6023t(3430원), 2002년산 78만8679t(2877원), 2003년산 64만5587t(4907원), 2005년산 66만1992t(6425원), 2007년산 74만7376t(4219원), 2009년산 65만5046t(5677원), 2011년산 50만106t(6942원), 2013년산 55만4007t(7240원), 2015년산 51만9243t(5476원), 2017년산 44만254t(9011원), 2019년산 49만1149t(6797원), 2021년산 46만7293t(8654원), 2022년산 42만8977t(9308원) 등이다.

지난해산 감귤 가격 이전에 최고가를 기록했던 감귤가격은 1997년 이후 생산량이 가장 적었던 2022년(생산량 42만8977t·5kg 평균 가격 9308원)이다.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감귤 생산량이 가격 형성에 주요한 원인으로 해석되고 있다.

노지감귤 재배 농가의 고령화, 하우스 감귤 및 만감류 증가 등으로 향후 노지감귤 생산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감귤 가격이 생산량에 연동해 상승할지는 단정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감귤 이외에 국내산 경쟁 과일이 많아지고, 외국산 과일 수입량 증가 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생산량이 가격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제주특별자치도 감귤 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의 전신인 제주도 감귤 생산조정 및 유통에 관한 조례가 공포된 1997년에도 적용됐던 사안이다.

현행 감귤 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는 감귤의 적정 생산과 품질향상 및 유통 질서를 확립함으로써 가격 안정을 도모하고 생산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감귤 생산량 조절은 농가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보다는 중간 상인 등 유통업체에 더 큰 이익을 보장하는 제도로 전락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농가는 지난해산 감귤 가격이 역대 최고 가격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물가 상승률과 인건비, 농약·비료비, 자재 가격 상승 등을 감안하면 감귤 가격은 사실상 감귤 생산 및 유통에 관한 조례를 제정할 당시 수준에서 크게 오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감귤 농가뿐만 아니라, 농민은 제한적인 토지에서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높이는 것이 농가 수익과 직결되는 만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재배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다.

제주도 관계자는 “감귤 제값 받기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고품질 생산은 기본이고, 여기에 적정 생산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라며 “지난해산 감귤 가격이 좋은 것은 감귤은 물론 국내산 과일 생산량이 전반적으로 줄었지만, 감귤은 당도가 오르는 시기에 기후 여건이 좋아 소비자가 맛있는 감귤을 찾으면서 가격이 좋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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