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는 대한민국 관광 1번지라는 평가를 받는 관광도시다. 관광도시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북적이는 관광객으로 활기 넘치는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서귀포시는 수십 년째 ‘젊은이가 떠나는 도시’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화려함보다는 조용한 도시 분위기가 먼저 떠오른다. 서귀포시는 번듯한 직장이 많지 않고, 교육과 의료 여건이 열악한 상황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직업능력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비용 일부 또는 전액을 받을 수있는 국민내일배움카드도 서귀포시에 살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지원하는 국민내일배움카드는 공무원이나 월 평균 소득이 고소득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임금이 많은 대기업 종사자 등 일부를 제외한 국민은 누구나 지원 대상이다. 5년 동안 300만원~500만원 한도로 고용노동부가 인정한 훈련 과정을 수강하면 훈련비 일부 또는 전액을 정부가 지원한다.

제주지역 훈련기관은 모두 35곳이다. 하지만 서귀포 지역에 있는 훈련기관은 5개가 전부다. 서귀포 지역 훈련기관은 성산읍에 1개, 남원읍에 1개, 서귀포시 동 지역에 3개가 있다. 대정읍, 안덕면 등 서부지역 주민에게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서귀포 시민이 취업이나 역량 개발을 위해 외국어를 배우려고 하면 서귀포 지역 학원에 등록해 개인이 학원비 전액을 내야 한다. 내일배움카드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왕복 2시간을 들여 제주시로 가야 한다.

국민내일배움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훈련기관은 민간업체다. 민간업체다 보니 수익성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서귀포에서 학원을 운영하더라도 이익을 남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체 심정을 십분 이해한다. 서귀포는 인구가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훈련기관을 찾는 인원도 적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행정과 정치권은 수십 년째 서귀포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한 정책을 추진하고,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지원하는 정부 정책도 훈련기관이 없어서 이용하지 못하는 문제 해결이 우선이다. 시쳇말로 줘도 못 먹는 상황이다. 기존 제도를 제대로 활용해도 일정 수준의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행정과 정치권은 서귀포 시민의 자기 계발과 취·창업 지원 등을 위한 내일배움카드가 서귀포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무용지물이 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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