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시민안전봉사협의회
서귀포시-소방서 등 재능 기부
재난 안전 도시 만들기에 앞장

지난 26일 서귀포시 남원읍 한 주택에서 김영효 서귀포시시민안전봉사자협의회장(사진 왼쪽)이 화재경보기 설치 과정을 꼼꼼히 살펴 보고 있다.
지난 26일 서귀포시 남원읍 한 주택에서 김영효 서귀포시시민안전봉사자협의회장(사진 왼쪽)이 화재경보기 설치 과정을 꼼꼼히 살펴 보고 있다.

전기와 가스 등 서귀포시 지역 전문업 종사자들과 서귀포시, 소방서 대원들이 17년째 매달 재능 나눔 활동으로 선한 영향력을 펼치고 있어 주위의 귀감을 사고 있다.

지난 26일 오전 9시 서귀포시 남원읍 태신로 한 주택.

서귀포시시민안전봉사자협의회(이하 시민안전봉사자협의회) 소속 재능 나눔 봉사자 2명이 성인 5명이 서 있기에도 비좁은 이곳에서 간이 사다리를 들고 연신 거실 천장을 바라보았다.

연기 감지가 가장 빨리 되는 곳이 어느 곳일까요?”, “거실 천장 중간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거실 입구 천장은 어떨까요?”, “좋은 선택이네요. 거기로 결정하죠.”

재능 나눔 봉사자 2명은 연신 소곤거리더니 이내 간이 사다리 위에 올라가서 거실 천장에 화재경보기를 달았다.

5분 만에 화재경보기를 단 이들은 간이 사다리와 각종 자재들을 챙기고 집 거주자에게 인사를 하고 인근 주택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화재경보기 설치 과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김영효 시민안전봉사자협의회장은 이곳 거주자인 최정자씨(80)씨에게 다가가 삼춘, 지금 화재경보기 설치해수다(설치했어요). 연기나 불이 발생하면 시끄럽게 울령 알려줄꺼우다(알려줍니다). 만약에 오인으로 인한 소리가 나면 여기 회색 버튼 누르면 될꺼마씀(됩니다)”이라고 설명한 뒤 또 필요한 것 이수과(있어요)?”라고 친근한 제주 사투리로 물었다.

김 회장의 물음에 강원도 동해시에서 10년 전쯤 서귀포시로 이주했다는 최씨는 고마워요. 고마워요만 연신 전할 뿐, 다른 말을 잇지 못했고 잠시 정적이 흘렀다.

울먹였던 최씨는 저번에 물을 끓이는 커피포트를 켜 놓았다가 콘센트에서 갑자기 불꽃이 튀어 어쩔 줄 몰랐다. 혼자 사는 노인은 언제나 불안하다. 하마터면 집을 다 태울 뻔 했다라며 그 당시 상황을 전하면서 사정이 있어서 아들과도 13년째 연락을 안 하고 지내는데, 누가 이런 노인을 챙기느냐. 너무 감사하고 감격스럽다라고 전하며 울먹였던 이유를 설명했다.

인근의 한 주택에서도 10여 명의 재능 나눔 봉사자들의 손길은 분주했다.

화장실 및 세탁실에 설치된 화재경보기 점검이 진행됐고 거실에서는 누전차단기 등 전기시설에 대한 점검도 이뤄졌다.

더구나 동부소방서 소속 소방대원은 현관 한쪽에 소화기를 비치하고 거주자 강화자씨(85)에게 소화기 사용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소방대원의 설명이 끝난 뒤 현장에 함께 있던 양창훈 서귀포시 안전총괄과장은 강씨에게 화재경보기 다 설치했고, 누전차단기, 전선 배선 등 안전 점검은 다 했어요. 더 필요하거나 궁금한 사항 있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강씨는 혼자 사는 할망(노인)은 갑자기 불이 나거나 전기가 나가버리거나 가스가 새면 당황해서 어디로 전화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잊어버린다. 119에 전화해야지 하면서 119전화번호가 뭐지라면서 한참을 허둥대기도 한다라며 불이 나거나 연기가 발생하면 화재경보기 소리가 나고 소화기도 안전하게 있고, 너무 든든하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남원읍 삼덕로 한 주택에서는 ‘LED 전등 교체가 한창이었다.

재능 기부 봉사자들의 날렵한 손놀림에 고장이 난 전등 때문에 어두웠던 주택은 금세 밝아졌고 아흔을 바라보는 고금순씨(89)의 얼굴도 환해졌다.

지난 26일 서귀포시 남원읍 한 주택에서 양창훈 서귀포시 안전총괄과장(사진 가운데)이 LED 전등 교체·소화기 보급·화재경보기 설치 및 누전차단기, 전선 배선 등의 관리실태를 점검하면서 거주자에게 관련 설명을 하고 있다.

이날 서귀포시는 남원읍 소재 도움이 시급한 기초생활수급자와 (중증)장애인, 홀몸노인 등 재난취약 15가구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점검은 자활 능력이 부족한 재난 취약계층을 돕자는 취지에서 서귀포시가 마련한 화재경보기 등 소모품을 시민안전봉사자협의회, 동부소방서 등 민간단체 및 유관기관 봉사자들이 재능 기부로 설치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시는 이들과 함께 LED 전등 교체·소화기 보급·화재경보기 설치 및 누전차단기, 전선 배선 등의 관리실태를 집중 점검했다.

김영효 시민안전봉사자협의회장은 우리 협의회는 2001년 전기와 가스 등 전문업 종사자로 구성된 이후 2007년부터 서귀포시와 함께 재난 취약 가구를 대상으로 무료 안전 점검 등의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라고 단체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사회복지 제도가 예전에 비해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하지만 여전히 어딘가에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라며 물질적으로 기부하는 것도 좋지만 재능을 나누는 봉사를 통해 받는 사람은 물론 베푸는 사람도 행복을 느낀다. 재능기부 봉사에 많은 이들의 참여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시는 올해 자체 재원 1360만원을 마련한 후 지난 1월 재난취약가구 안전점검 실시 계획을 수립해 매월 1~2개 읍··동 재난취약가구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까지 올해 목표 219개 가구 가운데 5개 읍면동 78가구를 방문해 LED등 교체, 가스 노후배브 교체, 화재경보기 설치 등 137건을 조치했다.

양창훈 안전총괄과장은 서귀포시 시민안전봉자사협의회와 같이 생활보호대상자 및 차상위계층 등 안전에 취약한 가구에 대해 안전점검도 해주고 전기나 가스배관 등 노후시설에 대한 정비를 해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라며 우리 행정의 지향점은 결국 모든 사람들이 골고루 복지혜택을 누리고 편안한 삶을 누리는 것, 앞으로도 본 시책을 더욱 발전시키고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도시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고자 한다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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