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연맹, 교장 등 추진으로 창단 결실
지난해 12월 창단, 3월부터 정식 코치 영입
중문중 수영부 5월 소년체전 앞두고 맹연습
초중고 연계 학생운동부 수영 육성 이바지
“자, 조금만 더 힘내고. 몇 번 안 남았어”
“후~하~후~하~”
“다음엔 스타트 준비!”
첨벙첨벙. 수영장 3개의 레인에서는 수영부 학생들이 일으키는 포말이 수도 없이 생겼다 사라졌다.
중문중학교(교장 김병성) 수영부 학생 9명은 지난 17일 오후 4시 30분부터 제주혁신도시복합혁신센터 수영장(서호동 소재)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이날 훈련은 곧 다가올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를 앞두고 스피드 강화 훈련에 집중했다. 훈련에는 중문중 수영부 선수 9명과 중문초 수영부 선수 그리고 제주도수영연맹소속 수영 선수도 함께했다. 현직 성인 수영 선수도 훈련에 함께하며 청소년 선수들에게 자극을 주고 경험을 통한 조언도 아낌없이 전한다.
3개의 레인에는 속도에 따라 나누어진 선수들이 각자의 기량에 따라 2시간가량 맹연습을 했다.
2024년 현재 도내 학교운동부 수영부는 제주시 소재 남녕고등학교, 한라중학교와 서귀포시 소재 대정초등학교, 중문초등학교, 대정중학교 그리고 이번에 창단된 중문중 등 6개교가 있다. 초·중·고 통틀어 도내 수영부 학생 선수는 많지 않다. 수영부 안에서도 경영, 다이빙, 수구 등 분야별로 나뉜다.
이번 중문중 수영부 창단은 학부모들의 오랜 열망의 결실이다.
지난 6~7년간 학생 수영 선수 학부모들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중문중 학교운동부 창단이 쉽지 않았다. 그렇게 오랜 시간 창단의 꿈을 이루지 못하다가 드디어 지난해 12월 수영부가 창단됐다.
중문중 수영부는 지난해 12월 1일 창단을 하고 현재 9명의 중문중 학생 3학년 강승오·고찬혁·임준범·우주원, 2학년 조성우·나원영, 1학년 임준서·조유진·허태연 등이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중문중은 도내에서 수영부 학생을 가장 많이 보유하게 됐다.
드디어 결실을 볼 수 있게 된 데는 지난해 9월 1일 중문중 교장으로 발령받은 김병성 교장의 빠른 의견 수렴과 추진이 큰 역할을 했다.
운동부 아이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움 없이 훈련에 매진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수렴해 교육청에 운동부 신설을 요청하고 감독 및 코치 등을 영입했다.
김병성 교장은 “학교운동부를 창단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교장만의 의지로도 되지 않고, 학교 내 여러 여건을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담당 선생님의 의지가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학부모 및 여러 기관의 지속적인 요청, 교사의 적극적인 협조, 학교의 의지 등이 힘을 합쳐 지난 7일에는 학교 체육관에서 중문중 수영부 창단식을 개최했다.
수영부 창단을 계기로 도내 초중고 수영 연계 육성에 대한 발판이 마련됐다. 개인 선수로 활동하던 학생 선수들이 학교운동부 선수로 아낌없는 지원을 받게 된다. 운동부 내 감독과 코치의 지도하에 학생들은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지도로 꾸준한 연습과 경기를 통해 기량을 키워나간다.
김병성 교장은 “방학 기간에는 원포인트 레슨, 전지훈련 등도 추진하고 꾸준한 대회 참가 등 선수들이 건강한 경쟁을 통해 기량을 펼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다”며 “수영부가 어느 정도 안착이 되면 중문중의 일반 학생들 대상으로도 교과 과정을 이용해 수영 수업을 할 계획이다. 영법 교육을 기본으로 배워두면 유사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리고 충분히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건상 수영을 하지 못했던 아이들을 발굴할 기회도 될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이에 덧붙여 “초중을 연계해 수영부 선수들이 지속해서 확보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운동부는 아이들을 위해서 있는 것이다. 아이들이 수영을 좋아하고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해서 잠재적 능력을 키워나가며 선수로 진로를 정하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이 가장 큰 목적이고 보람이라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졌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더욱더 열심히”
-중문중 수영부 조유진 (14세)
조유진 학생은 6살 때 친언니를 따라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취미와 놀이로 시작한 수영에 재능을 보이며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문정민 코치는 “유진이는 힘을 최대한 안 들이고 수영한다. 신체 조건 및 타고난 재능도 있고 거기에 더해 물의 감을 잘 알아서 수영할 때 물을 잘 탄다”라며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평가했다.
초등학교 2학년부터 시작해 초등학교 시절 내내 수영 선수로 활동하며 대회 참가 경력도 꾸준히 쌓고 있다.
조유진 학생은 지난해 5월에 치러진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여자 13세 이하부 혼계영 200m 결승전 제주 선발팀으로 동메달을 획득했고, 자유형 50m에서도 동메달을 따내며 활약을 펼쳤다.
조유진 학생은 “연습을 빠지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해야만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참아낸다”며 “누구한테 지더라도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열심히 한다는 다짐으로 연습에 임한다. 그래서 롤모델인 정소은 선수(한국 수영 경영 국가대표, 울산광역시청 소속)처럼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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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선수 출신으로 경험에서 나온 아낌없는 조언” -문정민 중문중 수영부 운동부지도자
지난해 12월 창단된 중문중 수영부. 올해 3월부터 운동부지도자인 문정민 코치가 임명되면서 제대로 된 모양새를 갖추게 됐다. 문정민(24·제주시) 코치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마추어 수영으로 시작해 두각을 나타내며 중학생 때 선수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남녕고 체육과로 진학해 수영 선수 생활을 지속하다 동아대 체육학과로 진학한 후 교육자의 길을 걷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문중 수영부 창단이 어떻게 추진됐나 지금 중문중 수영부 아이들은 모두 중문초 출신으로 중문초 수영부에서 활동을 지속했던 친구들이다. 중학교로 진학하면서 운동 연계가 어려워진 상황에 대해 학부모님들이 적극적으로 수영부 창단을 요청했다. 이 과정에서 제주특별자치도수영연맹, 서귀포시수영연맹 관계자들도 함께 노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게 학교에 창단 요구가 전달됐고 학교의 적극적 추진으로 교육청 승인을 받게 됐다. ▲중문중 수영부 훈련은 어떻게 진행되나 중문중 수영부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12월이고, 학교에서 코치를 정식으로 채용한 것은 올해 3월부터이다. 중문중에 코치가 없던 공백기 동안 중문초 수영부 코치가 중문초와 중문중 아이들을 지속해서 지도 해오고 있었다. 어떤 대회를 목표로 해서 선수 개개인에 맞게 몇 개월에 걸친 계획을 세우고 훈련을 진행하기에 지금도 중문초와 중문중 수영부가 코치 2명이 함께 효율적으로 지도하며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기존에는 학교 근처 서귀포국민체육센터(중문동 소재)에서 훈련했는데, 올해 3월부터 보수보강 공사로 인해 휴장이라 제주혁신도시복합혁신센터 수영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수영장이 휴장인 하루는 지상 훈련으로 계단 뛰기, 스트레칭 코드(자세 교정), 근지구력, 심폐지구력 훈련 등을 하고 주 5일은 수영장에서 레일 3개를 수영부 훈련용으로 사용하며 매일 훈련을 진행한다. ▲신입 입부 자격 요건은 타 도시의 체육중학교는 선발 전형이 있다. 육지는 선수들이 넘쳐나니 선발 과정이 필요하다. 제주도는 여건상 선수 수도 매우 부족해서 아직 특별히 선발 과정을 두진 않는다. 인구가 많고 운동부가 많은 제주시에서는 오히려 수영 경영부를 운영하는 학교가 단 한 곳도 없다. 초,중학교 이후 고등학교 진학 시 남녕고로 가거나 육지로 나간다. 제주도는 전국적으로 수영 선수 인구가 가장 적어 초중고가 연계되는 선수 육성 기반이 너무 부족한 실정이다. 신입생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수영 실력을 테스트해야 하고, 운동부 내 화합을 해치지 않는 인성도 필요하다. 그리고 요즘은 엘리트 체육 선수라도 학교 교과 과정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사항들을 고려해 추후 규정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수영부 운영의 중점은 성실함이 가장 중요하다. 당연히 하면 안 되는 일이지만 이제는 체벌이라는 것이 불가한 환경이라, 무엇보다 선수 의지력이 가장 중요할 수밖에 없다. 옛날에는 선수가 코치를 잘 만났다면, 지금은 코치가 선수를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이 있다. 매일 개개인별 훈련 계획에 따라 주어진 임무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쉽지 않다. 방학 때도 훈련하기 때문에 다른 아이들은 놀 때 훈련해야 하니까 아이들은 힘들 수밖에 없다. 나도 고등학교까지 선수 생활을 해왔기에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선수로 나가겠다 마음을 먹었으면 단단히 각오하고 훈련에 임해야 하고, 사춘기를 맞는 나이기도 하기에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다잡기 위해서 상담도 많이 한다. 순간적인 뜨거운 열정보다는 지속적인 열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이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지도하려고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