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의 이중언어 배움에 대한 동기유발 위해
서귀포시교육지원청, 이중언어 말하기 한마당 개최
가족이 참여하는 다문화가정 성장 프로그램의 일환
4개국 총 8가정 참여…1박 2일 행사로 친목 도모도
“다른 엄마들처럼 저도 똑같은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아이들로 인해 칭찬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어깨도 들썩해지고 아주 아주 기분이 좋아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참여하는 이중언어 말하기 한마당에서 베트남 출신의 김은서(딘티로안)씨의 발표 내용이다.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은 지난 20일과 21일 1박 2일 일정으로 서귀포 WE호텔에서 지역 내 다문화가정이 참여하는 ‘2024 다문화가정 이중언어 말하기 한마당’을 개최했다.
20일 오후 3시에 열린 행사에서 고순옥 교육장은 개회사를 통해 “언어는 환경이 중요하다. 어려서부터 부모 나라의 언어를 자녀에게 가르치고 아이의 언어 능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도우며, 가정 내 소통으로 가족 구성원이 서로를 더욱 이해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문화 학생의 이중언어 배움에 대한 동기유발을 위해 마련된 이번 행사는 제시된 주제 중 하나를 선정해 참가자들이 직접 쓴 원고를 자녀는 부모 모국어로, 부모는 한국어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참여 가정의 언어는 베트남어, 중국어, 말레이시아어, 일본어 등으로 총 8가정에서 18명이 참가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오태성 학생(위미초, 6학년)은 “사실 전에는 엄마 나라말에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 한마당을 준비하면서 베트남어를 배우게 됐고,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앞으로 계속 베트남어를 배울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김은서씨는 “학교 선생님이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고 추천해 줘서 참가하게 됐다. 아이와 다양한 체험 행사도 함께 참여했다. 아이는 내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나는 베트남어를 가르쳐주면서 함께하는 시간이 좋았다. 내년에도 다시 참여하고 싶을 만큼 좋은 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장승심 심사위원장은 “이중언어 말하기 한마당을 준비하면서 부모와 학생의 말하기가 일치되느냐보다 이중언어를 배우기 위한 과정에서 어떠한 환경에서 어떠한 교류를 하며 소통했는지를 중점에 두고 심사했다”며 “다문화가정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집안에서 이중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적인 분위기가 확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이중언어를 하다 보면 아이들이 성장 과정에서 느끼는 자존감이나 정체성을 세우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라고 심사평을 전했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의 2024년 4월 기준(잠정치) 통계에 따르면, 도내 국제결혼가정과 외국인 가정의 다문화학생은 초중고 학교급별 총 333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도내 초중고 총 189개교 전체 학생 7만7643명 중 약 4.3%에 해당한다.
국제결혼가정의 다문화 학생은 국내 출생 2648명, 중도 입국 293명이고, 외국인 가정의 다문화 학생은 391명으로 파악된다.
서귀포시 지역 내 학교에는 초등학교 616명, 중학교 261명, 고등학교 86명으로 총 963명의 다문화학생 수가 집계됐다.
서귀포시 지역별로는 동 지역 465명, 대정읍 150명, 성산읍 87명, 남원읍 83명, 안덕면 78명, 표선면 100명 등이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 상황에서 점차 증가하는 이주배경학생들을 우리 사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이주배경학생 인재 양성 지원에 나서며 다양한 교육정책을 펼치고 있다.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은 올해 다문화교육 지원 계획으로 이주배경학생 맞춤형 교육 지원, 다문화가정 역량 강화, 다문화교육 지원체계 강화를 주제로 세부 과제들을 추진하고 있다.
이 중 다문화가정 역량 강화의 하나로 5월부터 다문화가정 성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이중언어 말하기 한마당을 개최했다. 서귀포시교육지원청은 다문화가정 성장 프로그램의 활동 내용을 누적해 우수 성적 가족에게 부모 모국 방문을 지원할 예정이다,
최성환 교육지원청 장학사는 “이번 행사를 통해 부모 모국어에 관심을 두게 되고, 자긍심 고취 등 인식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며 “다문화 가정의 자긍심 향상과 글로벌 역량을 위해 다양한 다문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문화와 다름의 가치를 배우고 존중하는 문화가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