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시가 시청사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혈세 150억원을 넘게 들여 서귀포시 중앙로터리 인근 제1청사와 신서귀포에 위치한 제2청사를 통합한 이후에 다시 일부 부서를 제1청사와 제2청사에 배치했다. 청사 통합 이후 제2청사를 활용하기 위해 제주혁신도시 입주 기관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지만, 이 역시도 관리 소홀로 민원인 불편은 물론 청사 공간 활용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인다.

제2청사에 있던 제주혁신도시 입주 기관인 재외동포재단이 폐지, 인천에 신설된 재외동포청으로 흡수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제2청사에는 재외동포재단이 사용했던 문서고와 창고가 그대로 남아 있다. 청사 활용뿐만 아니라, 청사 주변 학생 안전을 위한 시설물도 다른 기관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주차장은 제2청사 본관 건물 경사로 밑인 남쪽에 설치돼 장애인 이용에 불편을 주고 있다. 본관 건물을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후문 주차장에는 장애인주차장이 없다. 발전량과 누적 발전량, 이산화탄소 절감량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설치됐던 태양광발전 현황판도 언제 고장 났는지 모른 채 방치되고 있다.

오순문 서귀포시장은 최근 서귀포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강정크루즈 터미널을 통해 서귀포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등의 편의를 위한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오순문 서귀포시장은 “서귀포가 서귀포를 찾는 크루즈 관광객을 포함한 관광객을 제대로 흡수해 지역경제에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진단하면서 “관련 부서 등은 신속히 현재 상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해 즉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오순문 서귀포시장의 지시는 강정항과 서귀포 원도심을 연결하는 셔틀버스 투입은 물론, 이중섭거리, 새섬과 새연교, 천지연 폭포 등 서귀포 지역 자연·문화 자원을 연계해 서귀포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지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같은 구상은 크루즈 관광객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크루즈 관광객을 비롯해 서귀포시를 찾는 내외국인 관광객 모두가 대상이 되는 정책이다.

하지만 서귀포시 제2청사 현재 상황을 보면 오순문 시장의 크루즈 관광 육성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계획이 제대로 실천될지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시장의 리더십이 절실한 이유다. 서귀포시 소속 공무원 대부분은 야근을 마다하지 않고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이 시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은 일부 공무원의 행태 때문일 것이다. 이런 평가가 행정 입장에서는 억울할 것이다. 공무원 한두 명이 일을 하지 않아 전체가 비판을 받는다고 불평하기보다 서귀포시 구성원 모두 각자 맡은 일을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등 리더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오순문 시장은 행정고시 출신의 관료다. 행정에는 전문가란 사실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행정 전문가란 평가뿐만 아니라, 서귀포시 소속 공무원 모두를 제대로 이끌어 성과를 내는 리더란 평가를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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