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온주 5㎏ 도매 평균 1만2700원
전년도 경락 가격보다 27%나 높아
기후 영향 등 비상품 물량 '급증세'
상품 물량 적어 농가 수익 '감소세'
2024년산 노지 조생감귤이 본격적으로 출하되면서 감귤 가격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상기후 등으로 인한 더딘 생산성과 물량 감소로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줄어들 것으로 보여 농가가 속앓이를 하고 있다.
25일 제주농산물수급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산 노지온주 출하 및 가격동향(5㎏ 1상자 9대 도매시장 가격)은 이날 기준 1만2700원으로 감귤 가격 최고가를 보인 2023년산보다 27%(2700원)나 높다. 7800원 수준이었던 2022년산과 비교하면 무려 63%나 급증한 가격이다.
규격 평균가를 보면 2S과 1만5700원, S과 1만7100원, M과 1만4000원, L과 1만800원, 2L과 8100원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크기가 작은 감귤의 가격이 높다.
최고가는 효돈농협에서 출하된 S과 규격으로 상자당 6만2000원을 받았다.
2024년산 누계 가격은 1만756원으로 전년도 1만635원보다 소폭 증가했고 2022년산(8369원)보다는 29% 뛰었다.
도매시장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면서 올해 포전거래 가격 역시 상승하고 있다.
지역 상인 등에 따르면 현재 기준으로 노지감귤 포전거래 가격은 3.75㎏(1관)당 5500~7000원 수준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2000~3000원 가량 높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감귤 가격의 고공행진에도 농가의 얼굴에서는 수심이 가득하다.
지난 여름철 이상기후로 사비과(풍상과) 등 품질 낮은 비상품 감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2024년산 감귤 생산량을 2022년산(42만9000t)보다 소폭 감소하고 전년(39만8000t)과 비슷한 40만8000t으로 예상했지만 현재까지 출하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현재 기준 출하량은 10만3677t으로 전년산(12만3331t), 2022년산(12만3564)에 비해 각각 16% 감소했다.
더구나 비상품 감귤의 물량을 확인할 수 있는 가공용 처리 현황은 1만5561t으로 전년도 1만495t보다 무려 48% 급증하는 등 최근 3년 중에서 가장 많다.
강정동 한 농가는 “작년에 4000관(1만5000㎏) 열렸던 노지 감귤 밭에서 올해는 1000관도 수확하지 못 하고 있다”라며 “감귤 가격이 작년보다 좋아도 팔 감귤이 없고 농약대 등 운영비를 내려면 오히려 대출을 받아야 할 판”이라고 한탄했다.
한 상인은 “행정당국에서는 올해 감귤 생산량이 작년과 비슷하거나 늘어날 것이라고 했지만 현장에서는 상품 감귤이 없어 포전거래 가격이 계속 올라가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사정이 이렇자 농‧감협 감귤선별장은 물론 민간 감귤선과장의 운영에도 애를 먹고 있다.
하루 100t 규모를 처리할 수 있는 농‧감협 선별장을 예를 들면 가동률은 현재 60~70% 수준에 그치고 일부 민간 선과장은 감귤 확보를 못 해 문을 닫을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서귀포시는 최근 감귤 유통인 등과 함께 조생‧만감류 출하 초기 품질 관리와 가격 안정화 방안 등을 모색했다.
오순문 서귀포시장은 최근 위미농협유통사업소를 방문해 감귤 조례 개정에 따른 개정 사항 안내와 의견 수렴, 상품 품질 기준 고시 내역 공유 등을 하고 “출하 감귤의 상품성 확보를 위해 상품 외 감귤 선별을 철저히 하고 감귤 포장 상자 중량을 준수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